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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하면서 "지참금 내놔라"…의사 남편 패소

<앵커>

봉건주의, 미개사회도 아닌데 21세기 대한민국에서 결혼지참금이 왠말입니까? 그것도 잘 배웠을 의사가 이혼한 아내 가족에게 그랬습니다.

조기호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2005년말 여성 A 씨는 중매로 의사 전모 씨를 만났습니다.

전 씨 측은 결혼 조건으로 바라는 게 많았습니다.

그래서 A 씨의 아버지는 "부동산을 팔아 현금 5억 원과 4억 원 상당의 아파트를 사주겠다"는 각서를 써줬습니다.

또 신랑 측이 예단비 1억 원이 작다고 하자 1억 원을 더 줬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만난 지 여섯 달 만에 결혼식을 올렸지만 남편 전 씨는 부부관계를 피하고 가정을 돌보는데 소홀히 했습니다.

결혼 전에 알던 여자와 바람을 피우다 들통이 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남편 전 씨는 "같이 살기 싫다"며 먼저 이혼을 요구했고, 처가를 상대로 결혼 전에 약속했던 지참금을 내놓으라고 소송까지 냈습니다.

재판부는 "인간으로 기본적인 예의를 모르는 염치없는 짓"이라고 꾸짖으며 남편 전 씨의 지참금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오민석/서울고등법원 공보판사 : 혼인관계를 깨뜨린 책임이 있는 사위가 처가쪽에 결혼 전의 지참금을 지급하기로 한 약속을 지키라고 주장하는 것은 인륜과 사회 상규에 어긋나 허용될 수 없다는 판결입니다.]

A 씨는 재판 과정에서 "남편의 잘못을 용서한다"며 이혼까지는 바라지 않는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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