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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연비왕의 '도심 주행' 비법은?

[취재파일] 연비왕의 '도심 주행' 비법은?

가다 서다를 반복해야 하는 도심 운전은 짜증이 많이 날 뿐 아니라, 차량 연비도 급격히 떨어지기 때문에 운전자들에겐 골칫거리가 아닐 수 없습니다. 속절없이 떨어지는 연비를 그저 대책 없이 바라보고만 있어야 할까요?^^

얼마 전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연비왕' 선발대회가 열려 취재를 다녀왔습니다. 기존 대회와는 달리 복잡한 출근길, 가장 현실적인 조건에서 연비를 측정하는 대회였습니다. 광화문에서 독립문까지 6km 구간을 똑같은 차량, 똑같은 조건으로 달려서 누가 가장 적은 연료를 사용하느냐로 승부가 나는 게임입니다. 전국에서 연비 하나는 자신있다는 운전자 30명이 한 자리에 모여서 승부를 펼쳤습니다. 6km 거리라면 차량으로 10분 정도 걸리는 짧은 구간인데, 과연 운전자들의 운전습관 만으로 연비가 크게 차이가 날까?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연비 측정 결과를 보니 생각보다 차이가 훨씬 컸습니다.

1위 운전자는 8.8km/L의 연비를 기록했는데, 꼴찌 30위 운전자의 연비는 5.2m/L 였습니다. 리터당 3.6km라는 적지 않은 차이가 났습니다. 좋은 습관을 갖고 운전하면 연료를 40%까지 줄일 수 있다는 말이겠죠. 그렇다면 이번 대회에서 1위를 차지한 도심 연비왕이 말하는 비법은 뭘까요?

"급가속, 급제동하지 않고 교통 신호 흐름을 잘 타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저는 교통 신호를 멀리서부터 보는 습관이 있습니다. 신호가 적색으로 바뀔 것 같으면 직전에 브레이크를 잡는 게 아니라 미리 가속페달을 줄이고 자연 정차하는 방식을 썼습니다. 또 신호를 대기할 때 기어를 D가 아니라 N(중립)으로 놓는 습관을 들였습니다. 여기서 확실한 차이가 나는 것 같습니다."

연비왕이 말한 비법은 전문용어로 '관성 주행' 이라고 합니다. 적색 신호등이나 정체 구간에 도달하기 전 적절한 거리에서 엔진브레이크를 사용해서 멈추는 것인데, 엔진브레이크를 사용하면 연료공급이 차단되기 때문에 연비 향상에 큰 도움이 됩니다. 자기도 모르게 브레이크 페달을 자주 밟는 습관을 없애는 것이 관건이라고 하네요. 이밖에 도심에서 연비를 높이는 몇가지 방법을 소개해 드립니다.

■ E-START

차량 시동을 걸고 5초 후에 출발할 때 시속 20km, 1500rpm으로 가속 페달을 부드럽게 밟아 출발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정지 상태에서 시속 80km로 급가속해서 700미터를 주행할 경우 약 100cc의 연료가 소모되는데, 부드럽게 출발할 경우 80cc의 연료가 소모되기 때문에 20cc 연료를 절약할 수 있습니다.

■ 신호대기시 N (중립)

신호대기를 할 때 기어를 D 대신 N(중립)으로 놓으면 30% 정도의 연료가 절감됩니다. 신호 대기가 30초 이상 길어질 경우에는 아예 차량 시동을 꺼두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다만, 내리막 길에서는 위험할 수 있기 때문에 D로 놓는 것이 좋습니다.

■ 불필요한 예열 최소화

과거 차량의 엔진은 출발 전 예열이 필요했지만 최근 출시되는 차량들은 예열이 거의 필요없습니다. 예전 습관을 따라 불필요하게 예열을 하는 운전자들이 많다고 하는데, 연비 악화의 주된 요인입니다. 겨울이라고 해도 엔진 예열은 10초 정도가 적당하고, 최대 30초를 넘기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 정속 주행 유지

가급적 일정한 속도를 유지하는게 연비에 좋습니다. 평균 속도가 시속 40km로 똑같다고 하더라도, 1분에 속도를 3회 바꾸면 연료가 20% 더 들어갔고, 1분에 속도를 5회 바꾸면 연료가 50%까지 더 드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차량 무게 줄이기

차량에 불필요한 짐이 많이 차 있으면 당연히 연비가 떨어집니다. 차량 무게가 130kg 증가할 때, 차량 연비는 4% 정도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주유소에서 기름을 채울 때 가득 채우는 것보다는 절반 정도씩 채우는 것도 연비 향상에 도움이 됩니다.

이렇게 운전습관을 바꾸면 어떤 이득이 있을까요? 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승용차 한 대당 연간 15,000km를 주행할 경우 390리터의 연료를 줄일 수 있다고 합니다. 돈으로 따지면 연간 70~80만 원을 아낄 수 있다고 하니, 이번 기회에 좋은 습관 한번 만드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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