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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TPP가 뭐길래…중-미 또 '으르렁'

아시아 경제 패권 놓고 갈등

[취재파일] TPP가 뭐길래…중-미 또 '으르렁'

요즘  TPP란 생소한 단어가 언론에 자주 등장하고 있습니다.이 TPP 때문에 G2인 미국과 중국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그러면 TPP가 뭐고 어떤 이유 때문에 두 나라가 또다시 으르렁 거리는 걸까요?

TPP란 'Trans-Pacific Partnership'의 약자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이라고도 불립니다.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환태평양 지역 국가끼리 맺는 다자간 자유무역협정을 말합니다. 두 나라 간의 자유무역협정인 FTA를 기본으로 하고 무역 외적인 협력까지 포함하기 때문에 TPP는 환태평양의 여러 국가들이 참여하는 더 강력한 FTA라고 할 수 있는 셈입니다.

FTA와 TPP를 비교해 보면 두 나라 사이의 관세를 없애는 협정이라는 점에서는 별 차이가 없지만 FTA는 당사자끼리의 양자간 협상인 반면 TPP는 다양한 국가끼리 맺는 다자간 협상을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입니다. TPP는 아까도 말씀드렸다시피 좀 더 광범위한 협정이기 때문에 당연히 개방폭도 훨씬 더 큽니다. 다자간 협상이라 개별국가의 사정을 하나하나 따져가며 규정에 넣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어느 한 나라가 관세철폐 예외 품목을 제시하기도 어렵습니다. 무역 외에도 경제제도에서의 협력, 근로자의 출입 등 FTA보다 좀 더 다양한 요소가 협상대상이 됩니다.

미국이 주도하는 TPP는 이번에 하와이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본격적인 탄력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미국을 비롯해 호주와 베트남, 칠레 등 9개 나라가 내년까지 협정을 마무리하기로 합의한 데 이어 일본과 캐나다, 멕시코도 뒤늦게 참여를 선언했습니다.
                   

이렇게 되자 중국이 상당히 불쾌한 심정을 드러내고 있는데요, 일본에 대해선 FTA중심의 지역경제 통합에 찬물을 끼얹었다며 배신감을 나타냈고 미국에 대해선 TPP를 축으로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전략적 이해관계를 키워간다며 극도의 경계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입장은 단호한데요, 중국이 속으론 TPP에 참여할 의사가 없으면서 훼방을 놓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중국 정부의 구상은 뭘까요? 중국 정부는 기본적으로 경제협력에서 평등과 포용성, 개방과 공평성을 지키면서 점진적으로 아시아태평양 자유무역지대를 건설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중국이 구상하는 방안은 우선 10개 국가로 구성된 동남아국가연합과 한국, 중국, 일본 3개국을 추가한 'ASEAN+3'을 먼저 추진하자는 겁니다. 이후 여기에 인도, 호주, 뉴질랜드 등을 끌어들여 아시아태평양 경제의 일체화를 이뤄가자는 겁니다.

중국은 그동안 전략적 차원에서 개별 국가들과 FTA를 추진해 왔습니다. 개별 국가들에게 조금씩 양보도 해주면서 중국 중심의 FTA 협상을 추진해 온 것입니다. 그런데 갑자기 미국이 TPP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아시아 경제권에 본격 개입하자 중국 중심의 FTA 추진에 제동이 걸릴까 우려하는 모습입니다.

특히 여기에 그동안 미온적 반응을 보이던 일본마저 TPP 참여에 깊은 관심을 보이면서 중국은 더욱 긴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경제 규모 세계 1위인 미국과 3위인 일본이 손을 잡을 경우 엄청난 파급효과가 예상되고 이런 TPP 협상에서 중국이 배제된다면 아태 지역에서 중국의 패권은 크게 약화될 수 밖에 없다는 계산입니다. 이 때문에 중국은 미국 주도의 TPP에 대해 상당한 경계심을 나타내며 곱지않은 시선을 보낼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다만 TPP 협상이 이뤄지기까지는 각 당사국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혀있기 때문에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때문에 중국은 상당히 장기적이면서도 전략적인 차원에서 TPP 문제를 다룰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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