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14일 1500억 원대의 안철수연구소 주식 지분의 사회 환원 방침을 밝히면서 그의 차기 행보에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그가 지난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전후해 사실상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로 분류됐다는 점에서 이번 재산 사회환원 방침 공개가 대선 출마 결심을 굳혔음을 시사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여권은 신당론과 분당론의 소용돌이에 휩싸여 있고 야권은 통합을 둘러싼 유동성이 높아지는 상황인 만큼 앞으로 정국의 무게중심이 안 원장으로 급격하게 쏠리면서 정치적 입지도 한층 강화될 것이란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또 민주당 등 야권이 안 원장이 내년 4월 총선 이후 전격 정치 무대에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며 총선전 등판론을 제기했던 만큼 정치권에서는 그의 정치적 행보가 빨라지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그의 재산 환원 방침은 "다른 목적을 갖고 있지 않다"는 설명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대선을 겨냥한 정치 행보를 본격화한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당연히 안 원장이 정치판에 뛰어든 것으로 봐야 한다"며 "집도 이사한 것을 보면 검증에 대한 대비를 많이 한 것 같다"라고 분석했다.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도 최근 기자들에게 "지금의 지지도가 계속되면 내년 대선에서 안 원장이 우리 진영의 대표선수가 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안 원장과 가까운 법륜 스님이 그를 염두에 두고 신당 창당을 검토하고 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법륜 스님은 안 원장이 신당에 동참할 경우 내년 총선에서 최소 20~30석의 의석을 확보할 수 있다는 구상을 밝혀온 것으로 알려졌다. 안 원장을 중심으로 한 제3신당설도 꾸준하게 제기되고 있다. 야권은 여전히 그의 동참을 기대하고 있다.
정치권 안팎에서 안 원장의 이번 재산 환원 결심에 관심을 집중하며 추이를 예의주시하는 것도 이런 점들과 무관치 않다.
민주당 고위 관계자는 "안 원장이 재벌에 의한 부의 독점 문제는 여러번 얘기했다"며 "이번 이메일에서 우리 사회의 경제적, 사회적 양극화가 고착되는 교육 격차 문제를 지적한 것은 그가 진화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여야는 일단 안 원장의 결심을 정치활동 본격화로 해석하는 것을 경계했다. 안 원장이 자신의 정치적 행보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을 하지 않은 만큼 신중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으로 전해졌다.
한나라당 김기현 대변인은 "특별히 밝혀야 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언급을 회피했다.
민주당 이용섭 대변인은 "정치의 계절에 접어든 터라 다른 해석도 가능하겠지만 사회 지도층으로서 도덕적 의무(노블리스 오블리주)를 다한 것으로 환영한다"며 "안 원장의 선의가 정치적으로 해석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안철수연구소측도 "안 원장이 청춘콘서트를 하면서 재산 환원을 생각해왔다"며 "콘서트가 끝나고 발표하려 했지만 갑자기 서울시장 선거가 생겨서 하지 못했던 것인데 더 늦추면 안될 것 같아서 오늘 메일을 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현 시점에서 그의 대선출마 여부를 명확하게 판단하기는 이르다. 다만 이번 발표를 계기로 '정치인', '대권주자'로서의 이미지가 한층 강화될 것이라는데는 정치권 안팎의 분석이 대체로 일치하고 있다.
윤희웅 사회여론조사연구소 조사분석실장은 "정치적으로 보면 대권 출마에 의지가 있는 것으로 볼 여지가 충분하다"며 "대중의 평가가 오해를 살 여지도 있지만 그럼에도 안 교수의 공적 헌신성에 대한 평가는 높아질 것 같다"고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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