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14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자신이 보유한 안철수연구소 주식 지분의 절반인 1천500억원 상당을 사회에 환원키로 한데 대해 `충격' 속에서 대응 방안에 부심하고 있다.
안 원장이 시민사회의 전폭적 뒷받침을 받으며 야권의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로 이미 자리매김한 상황에서 '자수성가'해 모은 재산의 절반을 내놓음으로써 대권주자로의 파괴력이 배가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지난 9월 박원순 현 서울시장에게 서울시장직 후보를 양보한 이래 정치권에 몰아닥친 '안철수 바람'이 이제 어디까지 불어닥칠지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도 느껴졌다.
이런 분위기는 당장 지도부 반응에서도 감지됐다.
홍준표 대표는 이날 당직자들과의 만찬 중에 이 소식을 전해들었지만 특별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고 측근들이 전했다.
김기현 당 대변인도 기자들의 문의가 이어지자 휴대전화 문자로 "안 원장의 재산 환원과 관련해 특별한 입장은 없습니다"라며 말을 아꼈다.
일단 당내에서는 안 원장이 본격적인 정치인의 길에 들어섰다는 해석이 나왔다.
한 의원은 "안 원장이 이제 본격적으로 정치권에 들어온 것으로 봐야 한다. 안 원장이 집도 이사를 가고 그런 걸 보면 정치권의 검증에 대한 대비를 많이 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안 원장도 나름 약점도 있는 걸로 아는데, 이번 재산 환원도 그런 검증 대비의 측면으로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정치적 의도'가 있는 행위라는 점을 시사했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무엇보다 안 원장이 이날 재산환원 의사를 밝히면서 서민을 거론했다는 점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기존 정치권의 부정적 이미지와 차별화되는 신선한 이미지를 가진 안 원장이 "1천500억원이 저소득층 자녀들의 교육을 위해 쓰여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언급함으로써 `부자정당'으로 인식되는 한나라당과의 차별성을 극대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감이 든 것이다.
특히 현 정부 들어 `가진 자와 못 가진자' 간의 양극화 현상이 심해진 상황에서 집권 여당으로서 아픈 부분을 안 원장이 건드린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예산 집행권을 가진 여권이 해야 할 '서민자녀 교육권 확보'라는 과제를 야권의 유력 대권후보에게 선수를 빼앗긴 셈이라는 탄식도 나왔다.
여의도연구소장을 지낸 정두언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속수무책이다. 안 원장의 이런 행동이 국민에게 얼마나 많은 호응을 받겠느냐"고 말했다.
정 의원은 그러면서 "우리가 민생정책을 하자고 하자고 해도 정부가 나서서 발목을 잡고 있으니 못살겠다"고 불만을 표했다.
이 때문에 당내에서는 늦었지만 더욱 적극적이고 강한 민생정책을 내놔야 한다는 주문이 이어졌다.
한 쇄신파 의원은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뒤쫓아가서라도 민생정책을 내놓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안 원장과 너무 대비가 된다"고 주장했다.
홍정욱 의원도 "안 원장이 해온 일들을 진정성있게 받아들이되 한나라당도 진정성과 순수성을 갖고 이런 일을 해야 한다"며 "여당도 민생 관련 정책을 많이 해왔지만 국민 눈높이에는 만족스럽지 못하다는게 대체적 시각이니 국민이 만족스러울 때까지 끈기있게 민생정책을 더 내놓아야 한다"고 공감했다.
(서울=연합뉴스)
여당, 안철수 기부에 충격…"민생 매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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