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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도 재능도 함께해요'…진화하는 기부문화

<8뉴스>

<앵커>

그렇다고 사회의 온정이 다 식어버린 건 아닙니다. 요즘은 기부의 방식도 참 다양해졌죠. 독특한 방식의 금품기부가 생겨났고, 시간과 재능을 기부하는 체험형 기부가 크게 늘고 있습니다.

문준모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힘찬 구호와 함께 벽화를 그리기 시작합니다.

구치소의 칙칙했던 콘크리트 벽이 캔버스가 되고 어느새 커다란 나무 한 그루가 생겨 났습니다.

벽화를 그리는 사람들은 주로 미술 전공자들로 구성된 재능기부 모임 회원들.

수감자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30명이 함께 붓을 들었습니다.

[김주연/추계예술대 3학년 : 돈으로 기부를 하는 것도 좋지만, 그림을 그리는 재능을 통해서 어려우신 분들 도와드리는 것도 뿌듯하고 좋은 것 같아요.]

대학생 이원경 씨는 지난해부터 직접 뜨개질로 아기용 털모자를 만들고 있습니다.

이 씨가 뜬 털모자는 밤에 몰려오는 추위를 견디지 못해 갓난 아기들이 죽어가는 남아시아와 아프리카 등에 보내집니다.

이 학교에서만 학생 35명이 털모자 떠서 기부하고 있습니다.

[이원경/서강대 4학년 : 요즘에 등록금도 많이 오르고 밥값도 많이 올라서 살기가 좀 힘든데, 모자 뜨기를 하게 되면 제가 만들 수 있는 거니까,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 같고, 결과물을 볼 수 있어서 좋습니다.]

지난 2007년 시작된 털모자 뜨기 기부 참여자 수는 첫 해 1만 7천 명에서 지난해엔 6만 1천 명으로 3배 넘게 증가했습니다.

농림수산식품부가 농촌을 돕기 위해 지난 8월부터 시작한 재능기부 캠페인에도 석 달만에 만 명 가까운 기부자들이 몰렸습니다.

요즘 가수들 공연장에선 쌀 포대가 깔려 있는 이른바 쌀 화환이 낯설지 않습니다.

공연이 끝나면 어디로 가는지도 잘 모르는 일반 화환 대신 불우이웃에게 바로 전달할 수 있는 쌀 화환을 보내 좋아하는 가수의 공연도 축하하고 기부도 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작은 것이라도 자신이 가진 것을 남과 나누는 적극적인 기부문화가 우리 사회를 그래도 살만한 곳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설치환, 김태훈, 영상편집 : 이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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