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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렁한' 사랑의 온도계 42.5도, 작년보다 추워

<8뉴스>

<앵커>

연말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우리 주변의 어려운 이웃들 다시 한번 돌아볼 때죠. 지난 해에는 모금기관 관계자들의 부정이 드러나 이웃을 돕는 손길이 영 따뜻하지 못했습니다. 올해는 더합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올 1년 동안 목표 모금액이 3천 3백 94억 원입니다. 그런데 지난달 말까지 1천 4백 43억 원 모였습니다. '사랑의 온도계' 수은주가 100도까지 한참 남은 42.5도 밖에 안됩니다. 재작년 이맘때 49.1도였고요, 작년은 48.7도입니다. 심지어 작년보다고 훨씬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안서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서울에 남은 마지막 달동네인 중계본동 104마을.

이 마을에 살고 있는 90살 박 모 할머니는 다가올 겨울나기가 막막합니다.

지난해까진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으로 끼니는 거르지 않았는데 올해는 벌써 발길이 뚝 끊겼습니다.

[박 모 할머니 : (지난해에는) 김치 같은 것 사람들이 해다 줘서먹고 그랬어요. (올해는 지원이) 줄었지, 뭐든지.]

74살 김 모 할머니는 갑작스런 반짝 추위도 야속합니다.

연탄 지원이 절반으로 줄어 앞으로가 더 걱정입니다.

[김 모 할머니 : 연탄이 부족하죠, 얼마를 갖다 줘도 올해는… 그전에는 동네에서 3백 장씩을 줘도 무조건 가을이 되면 (다른 곳에서도) 연탄을 갖다 줬어요.]

100여 명의 학생이 모여 사는 보육시설에도 도움이 손길이 크게 줄었습니다.

연말인 다음 달에도 방문을 약속한 후원 모임은 단 두 팀에 불과합니다.

[부청하/보육시설 원장 : 과거에 비하면 한 30% 정도 후원금이 줄어들었고요. 날씨가 추워진다고 일기예보하는데, 겨울이 문제에요. 난방비가 많이 들거든요.]

연말 연시가 되면 불우이웃 돕기 집중캠페인을 벌이는 사회복지 공동 모금회는 지난해 12년만에 처음으로 온도탑 100도 달성에 실패했습니다.

지난해는 공금횡령과 같은 모금회 내부 문제가 원인이었는데, 올해도 사정이 만만치 않습니다.

[박성중/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총장 : 올해 경제사정과 지난번 수해 때문에 연말 목표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다가오는 12월과 1월, 연말연시 두 달간 목표 모금액은 지난해 목표액보다 62억 원 정도 적은 2,180억 원.

불우이웃을 돌아보는 따뜻한 사회 분위기가 살아나지 않는다면 낮춰 잡은 목표도 달성하기 힘든 상황입니다.

(영상취재 : 박승원, 강동철, 영상편집 : 김선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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