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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소녀시대가 그림 속으로②

유영운 '미술작품 속 스타들'

이상현 작가가 소녀시대를 그림 속으로 쏙 들어가게 했다면, 유영운 작가는 소녀시대보다 좀 더 앞선 시대의 스타들을 현재로 데려옵니다. 시대의 아이콘으로 남아있는 마릴린 먼로, 엘비스 프레슬리, 이소룡이 유 작가의 손을 통해 다시 팬들과 만나게 됐습니다.

그런데, 타임머신을 타고 돌아오면서 이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육감적인 몸매의 섹시 아이콘 마릴린 먼로는 땅딸보가 되어 버렸습니다. '아뵤~' 하며 날렵한 무술을 선보이던 이소룡은 배가 볼록 나온 아저씨가 됐고요. 엘비스 프레슬리도 특유의 옷차림과 구레나룻은 여전하지만, 몸매는 영 예전 같지 않습니다.

유 작가는 '매스미디어' 탓이라고 말합니다. 매스미디어를 통해 '영웅'이 된 스타들. 매스미디어의 특성상 보기 싫어도 어딜 가나 마주칠 수밖에 없어서 이들은 한 살배기 어린아이도 아는 스타가 된 것입니다. 매스미디어가 만들어 낸 스타들을 통해 매스미디어를 비판하고 있는 것입니다. 매스미디어의 팽창하려는 욕구가 너무 과해지다 보니, 결국에 스타들을 풍선처럼 퍼지게 만들었다는 것이죠.

그래서 유 작가는 스타 작품을 만들 때 광고 전단지를 사용합니다. 무분별하게 강요되는 정보들을 하나하나 오리고 접어 붙여 매스미디어의 산물인 스타들을 만듭니다. 마릴린 먼로의 옷은 패션 잡지로, 이소룡의 옷은 영화 홍보 전단지로 만들어 졌습니다. 스타를 있게 만든 매스미디어 매체를 다시 입고 있는 것입니다. 자세히 살펴보면, 이 스타들을 대변하고 있는 단어들, 예를 들어 마릴린 먼로는 '패션', '유행'이란 단어가, 이소룡은 '블록버스터'라는 단어가 써붙어져 있습니다.
 

                 


유 작가는 단지 대중문화 스타들만 소재로 삼는 건 아닙니다. 유 작가의 작품 소재는 3가지 카테고리로 나눌 수 있는데요, 첫째, 대중문화 스타, 둘째, 정치인, 셋째, 영화 속 캐릭터입니다. 이들 모두 매스미디어의 산물로 뜨기도 하고, 지기도 하는 인물이라는 얘기입니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심지어 손오공의 몸을 하고 있습니다. 동양적인 이야기의 대표적인 손오공의 이미지의 서구사회의 힘을 대표하는 오바마의 얼굴을 합성해 놓은 것입니다. 이 역시 물밀듯이 밀고 들어오는 서구의 매스미디어의 힘을 비판하고 있는 작품입니다.
 

                                    


유 작가의 작품은 보시다시피 친근한 이미지의 스타를 재미있는 모습으로 표현을 해서 우리나라 뿐 아니라 외국에서도 인기가 아주 많다는데요, 심지어 지난해에는 아랍의 한 부호가 중동권 스타들을 작품으로 만들어달라고 유 작가에게 의뢰했다고 합니다. 이 부호는 유 작가에게 달랑 의뢰하는 스타 14명의 이름만 이메일로 전달했다는군요. 처음에는 굉장히 난감했는데, 유투브와 구글에 이 이름을 검색하니, 주루룩 이미지와 동영상이 뜨더랍니다.

유 작가는 이야말로 매스미디어의 힘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전혀 모르는 인물들을 일방적으로 공급되는 영상물과 사진으로만 접한 뒤 그 이미지를 따와서 작품으로 만들어야 하니까요. 전혀 본 적 없는 타지의 인물인데도, 인터넷을 통해 찾아본 사진과 동영상만으로도 충분히 캐릭터를 파악할 수 있다니, 매스미디어의 힘이 대단하다는 것입니다.
 

                    


요즘은 바야흐로 스타의 시대입니다. 자신의 아름다움과 끼로 팬들을 울리기도 하고 행복하게 만들기도 하는 사람들인 줄로만 알았더니, 미술 작품 속에 들어가서 우리 사회의 현상을쉽고 재미있게 돌아보게 하니, 정말 다재다능한 사람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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