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법 형사항소1부(안호봉 부장판사)는 7일 수원역 노숙소녀 살해사건 당시 폭행에 가담한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뒤 또다른 피고인에 대한 재판과정에서 위증한 혐의로 추가 기소된 강모(32) 피고인에 대해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당시 살해장소인 수원 모 고등학교에 가지 않았고 이 사건으로 구속수감된 자신의 친구 정씨도 노숙소녀 사망사건과 무관하다'는 강씨의 법정진술은 무죄를 선고했으나 이와 별건으로 조사과정에서 드러난 무면허 운전 혐의를 유죄로 인정, 벌금 50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감형했다.
재판부는 판결에서 "노숙소녀 살해사건의 범행동기와 과정, 물적증거, 국과수 부검결과, 지적장애(정신지체 2급)로 판단력이 떨어지는 피고인 진술 등을 볼때 위증혐의를 단정할 수 없다"며 "따라서 당시 살해현장에 가지 않았다는 피고인의 법정진술을 위증의 유죄로 인정할 수 없다"며 무죄선고 이유를 밝혔다.
특히 "노숙소녀 김양을 데려간 수원역이나 살해장소인 고등학교까지 예상동선에 설치된 CCTV에 피고인의 모습이 찍힌 흔적이 없고 국과수 부검결과 폭행시각과 사망추정시각이 일치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또 "살해현장 주변 민가와 살해장소인 고교의 당직 경비원이 당시 싸우는 소리를 듣지 못했다고 진술한 점과 범행현장에 피고인에 대한 흔적이 발견되지 않은 점 등도 유죄를 인정할 만한 상식에 반한다"고 했다.
재판부는 이에 따라 '노숙소녀 살해현장에 자신의 친구 정모(32·수감중)와 함께 있다가 노숙소녀의 뺨 2대를 때리고 자리를 떴다'고 경찰에서 진술한 피고인의 자백은 자포자기 심정에서 한 것으로 믿기 어려우며 법정에서 이를 번복한 진술은 위증으로 단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다만 "피고인 수사과정에서 이 사건과 별개로 무면허 운전을 하고 다닌 부분은 사실로 인정된다"며 유죄를 인정했다.
강씨는 지난 2007년 5월14일 새벽 노숙소녀 김모(당시 15세)양을 수원 모 고교에서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징역 5년형을 확정받고 4년6개월째 수감중인 친구 정씨와 함께 당시 노숙소녀를 폭행한 혐의로 벌금 200만 원을 확정받았다.
검찰은 그러나 이듬해 최모(당시 18)군 등 5명을 붙잡아 이중 4명에 대해 노숙소녀 김양 살해혐의의 공범으로 기소했으나 이들은 고등법원과 대법원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석방됐다.
당시 검찰은 최군 등이 정씨·강씨와 함께 김양을 폭행해 숨지게 했다고 밝혔다.
강씨는 2008년 10월 최군 등의 고법 재판과정에 증인으로 출석, "나와 친구 정씨는 당시 노숙소녀 살해현장인 수원 모 고등학교에 가지 않았다"며 '살해를 인정'하는 취지로 경찰조사때 한 자백을 번복하자 검찰로부터 위증 혐의로 추가 기소돼 1심에서 벌금 500만 원을 선고받자 항소했다.
강씨와 정씨 변호인은 지난해 서울고법에 정씨 폭행치사사건에 대한 재심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번복진술은 새로운 진술로 볼 수 없다"며 기각하자 지난 7월 대법원에 재항고했다.
강씨와 정씨의 변호인은 "노숙소녀 살해사건으로 기소됐던 최군 등 소위 공범이 모두 무죄로 풀려났고, 수사와 재판과정에서 이들과 함께 노숙소녀를 폭행·살해했다고 한 강씨와 정씨의 진술 역시 유죄로 인정할 수 없다는 재판부 판단이 나왔다"며 "검찰은 죄도 없이 수감 중인 정씨를 당장 석방하고 진실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원=연합뉴스)
수원 노숙소녀 살해사건 공범 피고인 위증 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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