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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사면 불안해요"…'복권 중독'이 뭐길래

<8뉴스>

<앵커>

알코올, 약물, 도박중독처럼 '복권'에도 중독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로또 같은 복권을 구매하는 사람 10명 중 2명은 중독이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는데, 적은 돈을 들여 한 주 동안 즐거운 희망을 가지는 것과 매주 과도한 돈을 쓰며 복권에 매달리는 것은 많은 차이가 있죠?

소비자 리포트, 복권 중독에 대해 알아봅니다.

최재영 기자입니다.



<기자>

400억 원대 역대 최고 로또 당첨금이 걸렸던 지난 달 말.

명당 소문이 난 복권 판매소마다 장사진을 쳤습니다.

하지만 평소에도 안 사고는 못배기는 복권 구매 단골들이 적지 않습니다.

[복권 구매자 : 틈나는 대로 해요. 매주는 하죠. 많이 살 때는 10만 원…]

밥값을 아껴 복권을 사고,

[복권 구매자 : 밥을 먹으로 가면 기본 6천 원, 7천 원이잖아요. 그러면 분식집에서 3~4천 원 간단히 먹고 3천 원은 복권해야겠다.]

한 주도 그냥 넘기는 법이 없습니다.

[복권 구매자 : 불안하죠. 어떻게 해서든 사요. 방법을 어떻게 해서든 전화를 하더라도… 안 산 경우는 없어요.]

이쯤되면 복권 중독인 셈입니다.

도박중독 척도를 이용해 복권 중독자를 조사했더니 로또 구입자 10명에 2명 꼴이나 됐습니다.

2년 전 조사 때보다 중독률이 2배나 급증했습니다.

[복권 구매자 : 본전 생각이 나서 자꾸 사게 되더라고. 중독성이 있어요.]

복권은 주로 저소득층이 많이 산다는 통념이 있는데요, 최근 들어선는 이런 통념도 깨지면서 중산층의 복권 구입비중이 점차 증가하고 있습니다.

복권 구매자 가운데, 월소득 400만 원 이상 고소득자 비중이 30%까지 늘었습니다.

경기침체 속에 심화되는 계층 양극화, 은퇴를 앞둔 베이비붐 세대와 취업난을 겪는 청년층의 미래 불안감이 맞물린 결과라는 분석입니다.

[황상민/연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 사람들이 다른 다양한 방법을 생각하기 보다는 복권이면 내가 단박에 부자가 될 수 있다라고 하는 통념을 가장 쉽게 적용을 해요.]

로또에 연금복권까지 가세하면서 올해 복권시장은 3조 원을 훌쩍 넘어설 태세입니다.

복권은 경마, 경정과 마찬가지로 사행사업이고, 한 사람이 10만 원 이상 사지 못하게 돼 있지만 법 따로 현실 따로입니다.

[로또 구매자 : 많이 살 때는 한 20만 원어치 샀었어요. 한 곳에서 사는 게 아니라, 여기 저기서 조금씩 이렇게….]

정부는 독일처럼 사행사업을 관리하기 위해 개인 전자카드 도입을 추진하고 있지만, 복권은 그나마 중독률이 낮다는 이유로 제외돼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학모, 한일상, 영상편집 : 염석근, VJ : 정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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