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공연장도 명당 있다?!

여러분, 공연 보실 때 어느 자리를 선호하세요? 비싼 자리가 좋은 게 아니냐고요? 혹은 무대와 가까운 자리? 공연은 좌석 고르는 것도 참 '일'이네요. 영화보다는 비교적 비싼 가격 탓도 있겠고, 공연장마다 워낙 구조가 다르기도 해서겠죠.

무료 공연부터, 한 편에 수십만 원짜리 공연까지... 비싸다고 좋은 공연은 아니겠지만, 같은 공연이라도 어디에 앉느냐에 따라 그 재미가 다르다고 하는데요, 그래서 오늘은 공연장의 좌석 이야기를 할까해요.

◆ 피아노는 왼쪽 앞쪽이 명당

일반적으로 독주회나 독창회는 소리를 가까이 들을 수 있는 앞쪽 중앙 좌석이 인기가 높죠. 그런데 평소에는 인기가 없는 왼쪽 앞쪽 유독 인기가 많아지는 공연이 있습니다. 바로 '피아노 독주회'죠. 피아노 독주회는 '피아니스트의 손가락을 볼 수 있느냐'가 좋은 자리의 기준이 되거든요. 보통 피아노가 무대 왼쪽을 등지고 있기 때문에 왼쪽 앞좌석에서는 연주자의 손을 볼 수 있거든요.

때문에 평소에는 C석이던 왼쪽 앞 좌석이 피아노 공연에서는 S석으로 치솟기도 합니다. 하지만, 반대로 소리가 뻗어나가는 방향이 오른쪽이라 오른쪽 좌석이 음향은 더 좋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 오케스트라 연주는 앞보다 뒤

오케스트라 공연을 가신다면, 뒤쪽 좌석을 추천합니다. 너무 앞쪽에 앉으면 특정 악기군의 음악만 두드러지게 들릴 수 있기 때문인데요, 1층 중간 이후 뒷 자리가 전체 악기의 소리가 조화롭게 들려서 좋습니다.

               

특히, 공영장 모양이 부채꼴 형태가 아니라 사각형 형태라면 소리의 반사가 크게 차이가 없어 저렴한 뒤쪽의 바깥 좌석이라도 훌륭한 소리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오페라 역시 앞쪽 자리보다는 뒤쪽이 인기인데요, 앞쪽의 오케스트라 연주에 성악가의 목소리가 묻히는 경우 때문이죠. 전통적으로 오페라 공연은 무대를 한눈에 조망하면서도 성악가의 노래가 조화를 이루는 2층이 가장 좋은 자리로 꼽힙니다. 외국 고전 영화에서 귀족들이 오페라 공연을 감상하는 2층의 은밀한 '박스석'을 떠올리시면 쉽겠네요. 또 오페라는 자막을 봐야하기 때문에 앞쪽 보다는 뒤쪽이 선호되는 이유도 있습니다.

◆ 대형 뮤지컬은 멀리서

'오페라의유령' '레이제라블' 등 화려한 무대장치를 자랑하는 대형 뮤지컬을 전체적으로 즐기기 위해선 1층 중간 뒤편이나 2층 앞쪽 자리를 추천합니다. 특히 최근 뮤지컬 전용관이 늘어나고 있죠. 뮤지컬 전용관의 경우 뮤지컬 특성에 맞게 객석과 무대 사이 거리가 짧아져, 뒤쪽에 앉아도 배우들을 가까이 볼 수 있기 때문이죠. 물론 기본적으로 뮤지컬 배우의 팬이라면 배우들을 조금이라도 가까이서 볼 수 있는 앞쪽 좌석을 당연히 선호하시겠죠?

하지만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이겠습니다만) 공연에 따라 추천 좌석은 완전히 달라집니다. 공연별로 살펴볼까요?

뮤지컬 '캣츠'는 아주 특별한 좌석이 있습니다. '젤리클석'인데요, 주인공 고양이들이 객석으로 와서 관객들과 함께 사진도 찍고 몸을 비비기도 하는 통로 좌석이죠. 이 좌석이 가장 먼저 팔릴 정도로 인기라고 하네요. 배우가 객석으로 뛰어나오는 뮤지컬 '헤드윅'은 3열 통로자리가 특별히 인기고요, '톡식히어로'의 일명 '머리채석'은 주인공이 관객의 머리채를 잡고 흔드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좌석이죠. 이렇게 다양한 이벤트 좌석은 공연의 재미를 더하는 요소 중 하나입니다.

◆ 발레는 다리가 보이는 1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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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공연은 일반적으로 무용수들의 다리가 길고 아름답게 보이는 1층 자리가 인기가 높습니다. 또 무용수들의 거친 숨소리와 표정 연기를 가까이서 볼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죠. (오히려 맨 앞자리는 다리가 다 보이지 않으니 주의!) 저는 개인적으로 앞쪽 좌석을 선호하는데요, 대사가 없는 발레를 볼 때, 무용수의 표정을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하지만, '백조의 호수'나 '지젤' 같이 군무가 아름다운 공연은 2층에서 봐야 전체를 조망할 수 있어서 아름답다고 하네요.

참고가 좀 되셨나요? 같은 공연이라도 좌석만 신경써서 골라도 공연의 재미와 감동을 더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