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높은 하늘과 붉은 단풍을 만끽할 수 있는 가을은 자전거 타기에도 참 좋은 계절입니다. 최근 자전거 전용도로가 늘어나는 등 환경도 많이 좋아졌는데, 큰 돈을 들여 설치했다는 공기주입기 상황은 영 딴판입니다.
현장 줌 인, 김도균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의 한 역사 옆 자전거 주차대.
군데군데 칠이 벗겨진 공기주입기는 작동도 잘 되지 않습니다.
또 다른 역사 옆엔 아예 고무호스가 떨어져 나간 공기주입기도 있습니다.
공기는 전혀 나오지 않을뿐더러 언제 쓴지도 모르게 녹이 잔뜩 슬어 있습니다.
최고 500만 원까지 하는 자동 공기주입기도 고무호스가 없거나 있어도 바람이 나오질 않습니다.
공기주입기가 있어야 할 자리에 담뱃갑, 맥주병 같은 쓰레기가 가득하기도 합니다.
자전거 이용객이 많은 중랑천변을 살펴봤습니다.
공기주입기 푯말이 세워져 있지만 펌프가 있어야 할 자리엔 아무 것도 없습니다.
다시 설치할 마음도 없는 듯 공기주입기란 글자를 가려놓은 곳도 있습니다.
시민들은 분통이 터집니다.
[최명수/서울 종암동 : 아주 고생을 하지. 민가를 찾아 들어가야 자전거 포가 있을 것 아니오. 옛날에는 자전거 포가 중간 중간 있지만 요즘엔 없어요.]
공기주입기가 자주 고장나고 예산도 부족해서 하나하나 살피기 힘들다는 게 구청측의 해명입니다.
[OO 구청 관계자 : 내 것 아니라고 지나가는 오토바이나 차가 치고 여러 사람이 발로 차고… 우리도 예산만 있으면 고장 난 거 바로 가서 고쳐주고 설치해주죠.]
늘 필요하진 않아도 필요할 때 없으면 낭패를 보는 공기주입기.
이런 물품도 꼼꼼히 관리하는 세심한 행정이 아쉽습니다.
(영상편집 : 이정택, VJ : 김형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