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야간통행금지 조치가 내려진 지 보름 정도 지난 22일 0시 서울 용산구 이태원 거리.
평소 같으면 주말을 앞둔 금요일 밤 북적거려야 할 거리에서 좀처럼 미군들의 모습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노점상 권모(59)씨는 "통금 조치 후 밤에 가끔 한두 명 보일 뿐 미군들이 거의 오지 않는다. 매일 미 헌병이 자체적으로 단속을 나온다"며 "미군이 확 줄어들어 노점 매상도 함께 줄었을 정도"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이태원 거리 곳곳에서는 미군 단속을 위해 순찰 중인 미 헌병 10여 명만이 눈에 띄었다.
용산경찰서 이태원 지구대장 김재권 경정은 "어제 단속한 미군 통행금지 위반자는 두 명 정도"라며 "통금 조치 뒤 미군 범죄 측면에선 확실히 그전보다 좋아졌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김 경정은 "미군 범죄는 단순 폭력이 가장 많고 성폭력, 추행, 교통사고 등이 주를 이룬다"며 "미군들이 '물이 좋다'고 홍대 쪽으로 많이 옮겨갔다가 요새 이런저런 일들로 주목을 받자 다시 이태원으로 돌아오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그는 "미군에겐 한국 경찰력이 통하지 않는다. 범죄를 저질러 잡혀와도 미 헌병이 올 때까지 신원도 밝히지 않고 묵비권을 행사하며 거칠게 항의만 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그간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SOFA(한미주둔군지휘협정) 규정에 따라 경찰이 미군을 조사하기 위해서는 미군 측 대표가 동석해야 하기 때문에 현행범으로 붙잡더라도 미군에 연락해 누군가가 도착하기까지 상당시간 우리 경찰이 손 쓸 도리가 없어 수사가 힘들었다는 것이다.
김 경정은 "1시간 이내에 (미측 대표가) 도착하도록 SOFA에 규정돼 있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이태원 지구대에는 미군범죄 대책 마련을 위해 외교통상부, 법무부, 여성가족부, 한미연합사 등이 구성한 '주한미군 범죄 관련 관계부처 상설 태스크포스(TF)' 관계자들이 방문했다.
이들은 일선 수사기관의 SOFA 규정 운영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설명을 듣고 경찰과 함께 이태원 밤거리를 30분 가량 둘러봤다.
TF 관계자는 "방문 내용을 토대로 주한미군 범죄나 SOFA 문제와 관련해 현장에 있는 어려움을 개선하고 관계부처끼리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미군 야간통금 보름째…이태원의 밤 너무 조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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