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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가로등 격등제…장애물 발견 늦어 사고↑

<8뉴스>

<앵커>

지난 달 정전사태 이후에 요즘 전기를 아낀다면서 도로의 가로등을 하나 걸러 하나씩만 켜는 격등제가 실시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낄 걸 아껴야죠. 사고 위험이 크게 높아졌습니다.

한세현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강변북로, 제한속도 80km인 이 도로의 가로등이 하나 건너 하나씩 꺼져 있습니다.

도심 지하터널도 마찬가지입니다.

군데군데 꺼진 조명 탓에 운전자는 마치 눈을 깜박이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지기 쉽습니다.

문제는 도로의 가로등 밝기가 달라 사고 위험이 높다는 겁니다.

[박희수/격등구간 사고 피해자 : (도로) 중간쯤에 상자 같은 게 검은색 상자 같은 물체가 떨어져 있었습니다. 그걸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실제로 가로등이 켜져 있는 곳과 꺼져 있는 곳의 밝기 차이가 얼마나 나는지 측정해 보겠습니다.

안전운전을 위한 밝기 기준 1.5칸델라보다 훨씬 낮은 1칸델라가 나왔고, 밝기가 얼마나 일정한지를 뜻하는 균제도도 기준치에 훨씬 못 미칩니다.

[김훈 교수/강원대 스마트조명 연구센터 : (밝기의 일정한 정도를 나타내는) 균제도가 많이 낮아서 어두운 곳에 있는 장애물을 발견하기 어려워 사고의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주행 시뮬레이션 결과 가로등 격등제가 사고 위험을 10% 정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김종민/한국건설기술연구원 박사 : 장애물을 인지하는 것이 늦어지기 때문에 그만큼 인지 반응이 늦어지고, 그것에 따른 운전자들의 정지가 늦어지면서 사고가 나는 현상들이 생기게 됩니다.]

실제로 가로등 격등제가 처음 도입됐던 지난 2008년 교통사고 사망자가 15%나 늘었습니다.

조명의 밝기가 일정하지 않으면 격등제를 못하도록 규정돼 있지만 서울시가 이를 지키지 않고 있습니다.

올림픽도로와 강북북로 등 시내 주요 간선 도로와 터널에서 가로등 격등제가 시행되고 있습니다.

무조건 등만 끄면 절전이라는 안일한 의식이 운전자들을 위험에 내몰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균종, 조창현, 김흥기, 영상편집 : 박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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