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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낙관론 vs 비관론…'종이 한장 차이?'

성급한 기대감 경계해야

[취재파일] 낙관론 vs 비관론…'종이 한장 차이?'

지난 8월 초 S&P가 미국의 신용등급을 강등한 이후 국내 금융시장은 '비관론'이 완전히 지배했다. 과도한 심리적 불안은 투매를 낳았고, 위기를 거쳐 다시 사이클이 상승하는 과거의 '학습효과'도 초반엔 전혀 발휘되지 못했다.

시장은 요동치며 변동성은 더 커졌다. 불안심리에 불을 지핀 건 외국인. 유럽 금융기관 사정이 좋지 않으면서 신흥국에 투자해둔 자금을 빼나가는 일환이었다. 외국인 비중이 높은 우리 증시는 추종매매까지 뒤따르면서 더 불안해졌다.

그때 주가 상황을 보면 지난 5월 코스피가 2228,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었던 것을 상상하기 어려울 것이다. 3월 중순 1900선 초반에서 한 달 반만에 15% 이상 수직상승하는 폭등세를 연출해서 5~6월 주식시장 분위기는 한껏 달아올랐다. 너무 많이 올랐다는 신중한 '비관론'은 사라지고, '낙관론'이 시장을 휩쓸었다.

당시만해도 증권사 전망 2300, 2500도 거론됐던 지표. 그런데 또 '쓰나미'가 몰려왔던 것이다. 유럽 재정위기에 미국발 악재까지 겹치면서 1650선까지 급전직하 하는데는 2개월도 채 걸리지 않았다.

그런 증시에 변덕스럽게도 요새 '낙관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근거는 최근의 상승세. 코스피가 6거래일 연속(10월 14일 기준) 상승하며 1800선을 회복하면서 투자심리는 급격히 좋아졌다.

                  



'암울', '전망이 무의미' 등의 단어를 늘어놨던 증권사 애널리스트 보고서에는 '바닥', '기대감' 등 갑자기 요며칠 화색이 돌았다. 외국인 매도세에 휘둘려 변동폭을 키웠던 허약한 증시에 대해 갑자기 "증시 체질이 달라졌다"는 평가까지 나왔다. 불과 일주일 만이다.

물론 근거는 있다. S&P의 스페인 신용등급 강등 등 다시 떠오른 유럽 변수에도 코스피 지수가 비교적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호재와 악재 한 개씩 터질 때마다 호들갑스럽게 '일희일비'하며 급등락을 반복하던 것과는 사뭇 달라진 모습인 것은 사실이다.

증권가에서는 변동성이 줄어든 것에 대해 큰 의미를 두는 분위기다.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증액안이 막판 슬로바키아 의회에서 걸림돌에 부딪히는 듯 했지만 결국은 해결 가능성이 높아졌고, 유럽 은행들이 구조조정에 시동을 걸었다는 점에서 시장이 가장 불안해하는 부분을 긁어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결국 글로벌 경기 저성장 국면은 한참동안 계속될 걸로 보이는 상황에서 악재에 대한 내성이 조금씩 강해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그렇다고 '낙관론'은 좀 너무 이르지 않나 하는 느낌이다.

불확실성을 키웠을 때와 지금 별반 달라진 것이 없다. 유럽은행 자본 확충은 구체적인 실행 방안으로 들어가면 이해관계가 꽤나 복잡해질 수 있다. 큰 틀에는 원칙적으로 합의했지만 개별 국가들간 합의 도출은 아직 갈 길이 멀다.  2008년 금융위기 때, 미국은 한 나라 안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은행의 자본 확충을 지원하는 법안 마련에 상당한 시간이 걸렸던 걸로 기억한다. 결국 리먼브라더스가 파산하는 최악의 사태가 발생하자 미국 정부가 의회 동의없이 부실자산을 매입한 후에 사후에 동의를 받는 식이었다.

또 중국 변수도 만만치 않다. 실제로 미국 경제보다 중국 경제가 더 심각하게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의견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중국은 제조업 후퇴에다 부동산 시장 급랭이란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세계의 공장이자 소비국가인 중국의 긴축,  경기부진은 우리나라에 직격탄을 날릴수 있다.

이런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 속에서 우리 증시의 변동성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은 다행스럽다. IT 업종 수출에 부진 기미가 나타나고 있긴 하지만 한국 경기 동행지표들은 괜찮은 편이다. 다만 경기 선행지표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걸 보면 향후 전망을 불투명하게 보는 견해를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성급한 '낙관론'이 또 다시 투자자들에게 크나큰 실망으로 다가오지 않도록, 막연한 기대감이 잘못된 투자 결정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증권사와 투자자 모두 신중하고도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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