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유권자 개인정보 입수 '식은 죽 먹기'

본인 동의없는 개인정보 무단 유출 논란<br>현역의원도 다수 활용 '관행'…선관위 "암묵적 동의" 해석

유권자 개인정보 입수 '식은 죽 먹기'
선거를 치르는 과정에서 각 캠프가 선거인단이나 지역 유권자의 개인정보를 입수, 활용하는 방식을 두고 일각에서 '본인 동의 없는 개인정보 유출'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3일 치러진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범야권 단일후보 경선을 앞두고 트위터에서는 선거인단으로 등록한 이들이 "내 휴대전화 번호가 동의 없이 양측 캠프에 공유돼 활용되고 있다"며 불만이 쏟아져 나왔다.

이들은 자신이 선거인단으로 등록할 때 주민번호와 휴대전화 번호, 주소 등 개인정보를 입력하긴 했지만 이를 입수한 양 캠프가 본인 동의를 받지 않고 투표 독려 문자메시지를 보내거나 전화를 하는 것은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트위터 이용자 redz****는 "아내가 선거인단인데 모르는 아주머니가 전화를 해 '나도 선거인단인데 같은 단지에 사니 함께 투표하러 가자'고 했다. 어떻게 개인정보를 알고 연락했느냐고 추궁하니 얼버무리며 끊었다"고 썼다.

아이디 love***는 "경선 선거인단이 된 것으로 내 개인정보가 어디까지 공개되는 건지. 선거 캠프를 돕는 많은 이들에게 공개됐다면 네이트와 다를 바 없다. 솔직히 전화가 불쾌하다"는 글을 남겼다.

이에 대한 선거관리위원회의 해석은 '암묵적 동의'다.

서울시선관위 관계자는 6일 "선거인으로 등록하면 연락처 등 개인정보를 입력하게 돼 있고 이는 본인 확인 등을 위해 필요한 부분"이라며 "해당 개인이 암묵적으로 양 캠프 측에 개인정보 공개를 동의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기성 국회의원들도 여야 구분없이 선거를 치르는 과정에서 지인이나 단체 등을 통해 지역구민의 전화번호를 다량 입수해 활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영등포구에 사는 회사원 A(32·여)씨는 "지난달 말 지역구 의원실에서 내 휴대전화로 전화를 걸어 민원을 청취했다"며 "전화번호를 어떻게 알았느냐고 물으니 '당원이 알려줬다'고 했다"고 말했다.

A씨는 "지인 가운데 해당 정당원은 내가 알기로 아무도 없고 소속 단체라고는 교회밖에 없는데 어떤 경로로 연락처를 알았는지 모르겠다"며 "국회의원이라면 개인 정보를 동의 없이 이렇게 활용해도 되나"라며 불만을 나타냈다.

해당 의원실은 "선거를 치르다 보면 저희 지인이나 선거운동을 돕는 분들한테서 연락처를 뭉텅이로 건네받는 식으로 알음알음 전화번호를 입수한다"며 "우리도 누가 누구의 연락처를 줬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의원실 관계자는 "의원이 지역구민을 일일이 만나기 어렵고 불편 사항을 직접 요구하지 않는 분들이 많다"며 "그런 분들의 의견을 듣고자 연락을 돌리는 것 뿐이며 이런 방식은 모든 의원실에서 쓰고 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야당 소속 한 구의원은 "의원실에서 개인 정보를 불법으로 얻지는 않지만 선거를 치르는 과정에서 직능단체나 지인 등을 통해 지역구민의 연락처를 얻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전했다.

그러나 당원도 아닌 일반 시민의 개인정보를 의원실이나 선거 캠프 등에서 축적해 동의 없이 사용하는 것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라는 지적도 있다.

야권 경선에 선거인단으로 참여한 김현익 송파시민연대 사무국장은 "선거인단에 참여하는 것과 캠프에 연락처를 제공하는 것은 별개 문제"라며 "선거인단 확인 전화를 할 때 개인정보 제공 동의를 구할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국장은 "심지어 다른 문제로 서명을 받으면서 얻은 연락처를 이런 일에 돌려 쓰는 경우까지 있는 것으로 안다"며 "정치권에서 개인정보 보호에 관한 인식이 이처럼 부족하다는 것은 문제"라고 비판했다.

(서울=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많이 본 뉴스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댓글

    방금 달린 댓글
    댓글 작성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300

    댓글 ∙ 답글 수 0
    • 최신순
    • 공감순
    • 비공감순
    매너봇 이미지
    매너봇이 작동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