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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반 여행" 제안 승낙했다가 '표적납치' 악몽

<8뉴스>

<앵커>

필리핀에서 우리 관광객을 납치해 돈을 요구하는 사건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취재진이 납치단의 지문을 입수해 확인했더니 결과가 놀라웠습니다.

최호원 기자입니다.



<기자>

한국 관광객이 하루 1천 명 이상 입국한다는 필리핀 세부입니다.

지난 5월 배낭여행으로 이곳을 찾은 강 모 씨는 한국인 괴한들에게 삼 일간 납치를 당했습니다.

[강모 씨/필리핀 납치피해자 : 옷을 다 벗고, 쇠사슬을 다 채우고, '(당신은) 납치됐습니다'하면서 칼이 같이 움직였어요.]

강 씨는 한국 가족들에게 부탁해 2천만 원을 송금해준 뒤에야 겨우 풀려날 수 있었습니다.

사건의 시작은 인터넷 쪽지였습니다.

[(인터넷) 게시판에 글을 올렸거든요. (필리핀) 여행을 간다. 출국하기 전날, 그러니까 '같이 만나서 우리 여행할 생각있느냐'고 하면서…]

쪽지를 보낸 사람은 대기업 직원이라는 이 모 씨.

강 씨는 세부에서 이 씨 등 남성 4명을 만났습니다.

하지만 이틀 만에 이들은 납치단으로 돌변했습니다.

이렇게 이메일과 인터넷 쪽지에 속아 납치 피해를 당한 사람들은 3~4년간 8, 9명에 이릅니다.

[박모 씨/필리핀 납치피해자 : 시간이 맞으면 (현지에서) 맥주나 한잔 하자 이런 가벼운 인사 정도 뭐 이런 (인터넷) 댓글 쪽지가 많거든요.]

취재진은 피해자들을 통해 납치단의 지문 일부를 채취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지문은 경찰 과학수사팀에 넘겨졌습니다.

조사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지문의 주인공은 지난 2007년 한국에서 강도살인을 벌인 뒤 사라진 용의자 최세용으로 확인됐습니다.

필리핀 특별수사국과 함께 현지에서 이들을 추적했습니다.

[필리핀 주민 : 사장이라는 사람이 와서 임대 계약서에 사인을 했어요.]

[필리핀 주민 : 지난달 온 것 같아요. 저기에 주차했어요.]

한국 범죄자들이 필리핀으로 넘어와 납치까지 벌이자, 현지 교민들도 불안감을 감추지 못합니다.

[한국 교민 : 무슨파 건달들이라고 해서 (한국에서) 살인하고, (필리핀에) 들어온 사람들 5-6명이 활개를 치고 다녀요.]

경찰은 필리핀 경찰과의 공조 수사를 통해 계속 이들을 뒤쫓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 이외에도 비슷한 납치 조직이 활동할 가능성도 있어 필리핀 관광객들의 주의가 요구되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박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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