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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임한 현인택 끝까지 물고늘어지는 북한

"후임자는 대결정책 치워야"…대북정책 전환 압박 의도

퇴임한 현인택 끝까지 물고늘어지는 북한
북한이 현인택 대통령 통일정책특보가 통일부 장관직에서 물러난 이후에도 현 전 장관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고 있어 눈길을 끈다.

북한 매체들은 지난 19일 류우익 신임 통일부 장관이 공식 취임한 이후 현 전 장관의 실명을 거의 매일 거론하며 '남북관계를 파탄낸 장본인'으로 맹비난하고 있는데, 특히 그 수위가 현 전 장관의 통일장관 재임 당시보다 더 높아진 양상이다.

조선중앙통신에서 현 전 장관에 대한 실명비난은 올해 들어 평균 사흘에 한 건 정도 나왔는데 최근에는 매일 눈에 띌 정도다.

북한의 대남 선전용 웹사이트인 '우리민족끼리'는 29일 '현인택의 반통일죄행을 단죄한다'는 제목의 글에서 현 전 장관이 애국적 사업인 금강산 관광을 파탄냈다고 맹비난했다.

우리민족끼리는 지난 24일부터 이날까지 같은 제목의 시리즈 기사를 5꼭지나 다루면서 현 전 장관의 대북정책이 남북대화와 교류를 막았다고 주장했다.

앞서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8일 '천하에 둘도 없는 반통일 역적의 죄악'이라는 개인필명의 글에서 "현인택으로 말하면 북남관계를 파괴하고 민족의 통일 염원을 무참히 짓밟은 죄악으로 심판대에 매달아야 할 민족반역자"라고 힐난했다.

하루 전인 27일에는 내각 기관지 민주조선이 '시대정신' '진실된 통일'을 언급한 현 전 장관의 이임연설을 비난하며 '산송장'이라는 저주성 표현까지 썼다.

민주조선은 '산송장의 구차한 궤변'이라는 글에서 류우익 신임 통일부 장관을 향해 "후임자는 현인택의 비참한 말로에서 응당한 교훈을 찾고 민심에 역행하는 동족대결정책을 걷어치워야 한다"며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북남관계도 개선될 수 없고 그의 운명도 현인택과 다를 바 없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한이 전직 통일장관을 이처럼 거세게 비난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최근 이명박 대통령과 류우익 장관에 대한 실명비난을 자제하는 흐름에 비춰봐도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면이다.

북한정권의 입장을 대변하는 북한 매체들이 이처럼 끈질기게 현 전 장관을 공격하는 것은 일단 류우익 장관의 취임을 계기로 남한 정부에 대북정책을 바꾸도록 압박하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가 천안함 사건에 따른 `5·24 조치'를 철회하고 남북교역 및 금강산 관광 재개 등 실질적인 남북교류에 빨리 나서라는 얘기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30일 "현 전 장관을 겨냥한 북한의 집중비난은 류우익 신임 장관이 남북관계 복원에 더 의지를 보이라고 간접적으로 압박하는 대남 메시지로 보인다"며 "남한이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정책에 속도를 내면 비난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대통령 통일정책특보로 임명된 현 전 장관이 더이상 대북정책에 개입해서는 곤란하다는 신호를 남한 정부에 보내는 것으로 해석한다.

북한은 지난달 말 현 전 장관이 통일특보로 내정되자 "민심을 우롱하는 기만극"이라며 반발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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