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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금강 세종보, 개방은 했는데…

이용식 기자 yslee@sbs.co.kr

작성 2011.09.30 08:46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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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 세종보가 지난 주말 주민들에게 개방됐다. 지난 2009년 5월 착공 뒤 2년 여 만이고 전국 4대강 유역 16개 보 가운데 처음이다. 국토해양부는 그날 오후 5시부터 8시까지 세종 보 물고기길 옆 둔치에서 "다시 태어난 금강! 명품도시 세종"이란 슬로건으로 대대적인 축하행사를 열었다. 하늘 위엔 모터 글라이더가 날았고, 강물 위에는 요트와 카누가 떴고, 육상에서는 자전거가 내달리며 축하 분위기를 띄웠다.

요란한 사전행사를 시작으로 공식행사에 이어 축하 음악회와 불꽃쇼가 화려한 마지막을 장식했다. 16개 보중 하나에 불과한 세종 보 개방에 이렇게 유난히 호들갑을 떨 필요가 있었는지 의문이 들었다.

금강 살리기 세종지구 생태하천 조성 사업에는 세종 보 348m, 제방 보강 18.35km, 하도 정비 467만 입방미터, 조성 습지 42만5천 평방미터, 자전거길 30km, 산책로 29.6km, 2천3백10kw 규모의 소 수력발전소 등의 시설이 들어서 있다. 모두 2천177억 원의 사업비가 들어간 이공사는 오는 12월 21일 완공을 앞두고 현재 98% 가량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정부는 세종 보 건설로 많은 물을 확보할 수 있어서 가뭄 때에도 농업용수 걱정이 사라지고 홍수조절 능력도 기대된다고 주장했다. 또 소 수력발전소에서 연간 1천2백만kw의 전기를 생산하는데, 지난 8월말 공급을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세종 보 상류 금강 유역은 정부의 이런 장밋빛 전망과는 차이를 보였다. 세종보에서 전월산 쪽으로 자전거 길을 따라 한참을 달리자 곳곳에서 물이 말라 강이 바닥을 드러냈다. 일부 심한 곳은 극심한 가뭄 때나 볼 수 있는 거북등처럼 갈라진 바닥이 그대로 노출됐다.

불과 두 달 전쯤 대전지역에만 무려 8백여mm의 폭우가 쏟아졌다. 기상청에 따르면 1981년 이후 최고를 기록할 만큼 많은 양이었다. 물론 대전 뿐 아니라 충북 청원, 청주를 비롯해 보은, 영동, 옥천 등 금강 수계지역에도 기록적인 비가 내렸다. 많은 빗물은 자연스레 대청댐과 용담댐의 수위를 크게 높였고 꾸준히 방류를 해 금강의 수위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이런 사실에 비추어볼 때 금강 상류 쪽의 수량이 급격히 줄어 일부 지역이 바닥을 드러낸 게 선뜻 이해가 안 됐다.

또 세종보 유역에는 수상 스포츠를 즐길 수 있도록 6곳의 마리나 시설(선착장)을 갖춰 놨다. 아직  대중화도 안 됐고 지역 주민들에겐 낯설기만한 시설의 활용도에 고개가 갸우뚱해졌다. 더구나 수량도 그렇게 풍부할 것 같지 않아서 의구심이 더했다. 자전거길과 산책길, 체육공원에는 화장실과 세면대 같은 편의시설이 없고, 운동을 하다가 잠깐 쉴 수 있는 의자도 턱없이 부족해 보였다. 미호천과 금강이 만나는 합강정 주변엔 자동차110여 대를 수용 할 수 있는 오토 캠핑장이 다음달 8일 들어선다. 그런데 그늘막이 돼줄 키 큰 나무는 거의 찾아볼 수 없고 갓 심은 어린 나무들만 캠핑장을 지키고 있다.

환경단체들은 세종보 개방에 맞춰 성명서를 발표했다. 금강 살리기 공사 과정에서 일부 문화재의 훼손이 있었고 백사장과 갈대밭이 사라져 생태계 파괴를 불러왔다고 주장했다. 또 지난 여름 우기 때에는 우려됐던 역행침식(즉, 본류와 지류 강바닥의 높낮이 차이로 지류의 흐름이 빨라지기 때문에 합류 지점부터 지류 상류 쪽으로 발생하는 침식)이 나타났고, 일부 지역에서 농경지 침수도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이런 환경단체들의 주장과는 달리 올 여름 기록적인 많은 비가 왔지만 강과 하천 범람으로 홍수 피해를 입은 곳은 거의 없지 않느냐며 4대강 살리기 사업의 긍정적 효과를 크게 내세우고 있다. 세종보 개방에 이어 오는 11월 말까지 4대강 유역 나머지 15개 보도 순차적으로 개방을 하게 된다. 4대강 살리기 사업의 핵심공사가 서서히 마무리 됨을 의미하는 것이다.

하지만 세종보의 개방은 말도 많고 탈도 많고 지금도 논쟁 중인 4대강 사업의 효과 검증을 위한 출발점이 돼야 한다. 정부와 야당 및 환경단체들이 좀 더 냉정한 입장에서 객관적 사실과 과학적 논리에 입각해 철저히 제대로 검증해야 한다. 이제 그 시작에 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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