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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김정은 등장 1년…손자뻘에 쩔쩔매는 원로들

[취재파일] 김정은 등장 1년…손자뻘에 쩔쩔매는 원로들

김정일 위원장의 후계자인 김정은이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지 1년이 됐습니다. 2010년 9월 28일 제3차 당대표자회를 통해 '당중앙위원'이자 '당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라는 직위를 얻었기 때문입니다.

북한의 권력체계상 김정은의 직위를 따져보면 김정은이 최고지도자로 가기 위해서는 아직 가야 할 길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당의 주요기구인 정치국과 비서국에 아직 이름을 올리고 있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김정은이 김정일의 후계자라는 것을 다 아는 이상, 지금 김정은의 직위가 어느 수준인지를 따져보는 것은 별 의미가 없는 것 같습니다. 당 서열상 김정은보다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각종 보도에서 김정은보다 뒤에 호명되고 있는 것이 이를 반증합니다.

북한에서 김정은의 위상을 확인시켜주는 사진이 최근 대북 소식통을 통해 공개됐습니다. 올해 5월 27일 중국 방문을 마치고 귀환하는 김정일을 김정은이 국경지역으로 마중나갔는데 당시 기차역에서 찍힌 사진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최태복 최고인민회의 의장이 김정은에게 고개를 숙여 깍듯이 인사를 하고 있습니다. 김정은이 1984년생이니까 올해 27살, 최태복이 1930년생이니까 올해 81살인데, 최태복이 고개를 숙이는 수준은 거의 아버지나 할아버지 뻘에게 인사를 하는 수준입니다.

북한에서 최고인민회의 의장이면 우리로 따지면 국회의장인데 국회의장이 이렇게 고개를 숙이는 정도면 김정은의 위상이 어느 정도인지 더 말할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물론 북한의 최고인민회의가 허울 뿐인 기구에 불과하기는 하지만 말입니다.

               

위 사진은 지난 10일 김정일 위원장이 평양 시내 목란비디오사를 현지 지도했을 때 촬영된 사진입니다. 김정은 옆에서 82살의 김기남 노동당 비서가 두 손을 모은 채 조심스러운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사실, 사회에 나와보면 나이 차이라는 게 별 의미가 없긴 합니다만, 80대의 노인들이 손자뻘인 김정은에게 굽신굽신하는 것을 보면 애처로운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생존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것이 북한의 현실이겠지요.

김정은이 지난해 이후로 아직 추가적인 직위를 얻고 있지 않지만, 김정은의 위상은 김정일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향상되고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입니다. 보위부와 보안부 등 통제기구들을 장악하고 점차 보폭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김정일의 건강이 최근 들어 호전되고 있는 것이 김정은으로의 권력 승계 속도를 조절하는 하나의 변수가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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