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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대법원장, 보석조건부 영장제 도입 시사

"대법관 인선 다양성 추구, 인재풀 현실론 고려"<br>"상고허가제 원칙론 찬성···대법관 증원은 안돼"

양 대법원장, 보석조건부 영장제 도입 시사

양승태 신임 대법원장은 27일 인신구속제도와 관련, 영미법 체계에서 시행되고 있는 '보석조건부 영장제도'가 수사 효율과 피의자 인권을 절충할 수 있는 일종의 대안이 될 수 있음을 내비쳤다.

양 대법원장은 또 임박한 대법관 인선에 대해 출신·학교·성별을 포괄하는 다양성을 추구하겠지만 고도의 법률적 소양과 경험을 가진 인물이 제한된 현실론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법관 증원에는 왜곡된 대법원의 현실을 심화시키는 것이라며 반대 의사를 뚜렷이 했다.

양 대법원장은 이날 제15대 대법원장으로 취임한 뒤 서초동 대법원청사 중회의실에서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불구속 재판 원칙에 대한 입장을 묻자 "불구속 수사 원칙은 형사소송법에 명문화돼 있고 원칙으로 추구하고 양보할 수 없는 부분"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영미에선 수사기관에서 영장을 청구하면 법원이 영장을 발부하면서 미리 보석 처분을 정해버린다. 영장은 형벌의 사전집행이 아니라 신병확보의 수단이다. 구속을 시키면서 보석 조건을 함께 정하면 수사효율도 살리고, 피의자 자유권도 살리는 양면의 토끼를 잡을 방안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양 대법원장은 "이런 보석조건부 영장제도가 많이 활용되고 있다면서 보석조건을 까다롭게 하면서 영장을 발부한다면 좋은 대안이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 같은 발언이 이용훈 전 대법원장 재임 시절 법원과 검찰 사이에 끊임없이 반복돼 온 '영장 갈등'을 해소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검찰은 그동안 영장이 기각됐을 때 상급법원에 항고할 수 있게 하는 영장항고제 도입을 주장해 왔고, 법원은 영장항고가 허용되면 피의자의 지위를 장기간 불안정하게 만들 수 있고 이미 영장 재청구라는 불복수단이 있다는 이유로 반대해왔다.

법원은 영장항고가 허용되면 영장 단계의 조건부 석방제도가 함께 도입돼야 한다는 입장도 보여왔다.

양승태 대법원장은 오는 11월 20일 임기가 만료되는 김지형, 박시환 대법관 후임 인선과 관련, "대법원은 다양한 시각을 가진 사람이 모여 의논하는 것이 본래적 기능에 맞다. 다양한 견해를 반영할 수 있는 모양새를 갖추는 것도 중요하다"면서 "다만 저변이 넓어야 선택할 사람이 있게 된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또 여성 대법관에 대해서도 "향후에는 여성 대법관이 남성보다 더 많아질 수도 있지만 현재는 시니어 법관의 풀이 넓지 않다"고 말했다.

대법원이 과도한 재판 부담에 시달리는 것에 대해서는 "고집만 내세운다면 상고허가제가 맞다. 하지만 국민의 욕구를 전혀 외면할 수야 없지 않겠느냐"고 답한 뒤 "그렇더라도 대법관 증원은 국민의 뜻에서 멀어져가는 것"이라고 못박았다.

그는 '대법관 재임 시절을 포함해 판결이 보수적이었다'는 지적에 대해 "이해가 가지 않는다. 대학시절에는 '반골'이란 말도 많이 들었다. 법을 지키고 수호하는 측면은 철저하지만 보수냐, 진보냐 줄을 세울 수는 없다. 그렇게 평가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반박했다.

이용훈 전 대법원장의 정책과 자주 대비하면서 변화를 예고하는 보도에 대해서는 "차별화해 달라진다고 하지 말았으면 한다. 많은 정책을 공유하고 이용훈 원장의 성과를 이어받을 것"이라고 답했다.

국민참여재판 확대에 대해서는 "배심제가 재판의 신뢰를 높이겠지만 초기단계에서 민사까지 확대하는 것은 과욕이 아닌가 싶다"고 답했고, 법조일원화에 대해서는 "지향해야 할 바지만 당장 실현해 업무처리능력이 떨어지면 누가 책임질지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로스쿨생 수용 방안에 대해서도 "시장경제에 맡기는 부분도 생각해봐야 한다. 스스로 활동할 분야도 개척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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