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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기고 찾고 '도청과의 전쟁'…한 해 1천여 건

<8뉴스>

<앵커>

얼마 전 정치권에선 민주당 회의 도청 의혹이 불거져 파문이 일었죠? 최근엔 정·재계쪽뿐만이 아니라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도청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김종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회사 기밀이 누설돼 큰 피해를 봤다는 한 중소업체로부터 도청 감지 의뢰가 들어왔습니다.

출동한 감지팀은 가장 먼저 음악을 틀어놓습니다.

[남형종/ㄱ도청 감지업체 이사 : 소리가 날 때 동작하는 도청기가 있기 때문에  음악을 틀어 놓는다.]

도청기는 라디오나 무전기처럼 주파수를 이용해 소리를 먼 곳으로 쏘아 보냅니다.

이 도청기 주파수를 찾아내는 것이 탐지팀이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일입니다.

[찾았습니다. (사무실에) 틀어놓은 음악 소리가 들리고 있습니다.]

도청기는 주요 결정을 내리는 팀장 자리 근처 액자 뒤에서 발견됐습니다.

[가장 중요한 대화를 하는 장소, 보통 교본에 보면 전화기 주변이 가장 많습니다.]

도청감지 업체는 의뢰인을 절대 발설하면 안 된다는 규정이 있기 때문에, 한 달 전 실제 있었던 도청 사건을 장소만 바꿔 취재진 앞에서 그대로 재연했습니다.

도청 장비는 정부의 인가를 받은 국가기관을 제외하곤 그 누구도 갖고 있어서도 안 됩니다.

하지만 마음만 먹으면 전자상가에서, 인터넷에서 얼마든지 구할 수 있습니다. 

[도청기 살 수 있나요?]

[전자 상가 상인 : 도청기요? 도청기 불법이잖아요. 저희도 그런 거 (도청 장비) 구하려면 일본에 갔다 오죠. 언제까지 구해야 하는데요? 명함 하나 주고 가요.]

불법 장비를 이용한 도청은 정·재계만의 얘기일 것만 같지만, 일반인들 사이에도 한 해 1000여 건에 이를 만큼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원엽/ㅅ도청 감지업체 부장 : 가장 많은 게 부부문제입니다. 그 다음에 형제간의 재산 상속이라든가 소송 문제가 걸려 있을 때. 그 다음에 스토커, 그리고 이웃집과의 불화.]

이러다 보니 서너 개에 불과했던 전문 도청 감지업체는 최근 10년 새 30개 넘게 늘었고, 도청 감지 기술도 많이 발달했습니다.

그렇다면 도청 장비를 얼마나 정확하게 찾아낼 수 있을까.

와이셔츠의 단추와 휴지통, 그리고 전기 콘센트 구멍, 이렇게 집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곳곳에 몰래 카메라를 설치했습니다.

전문가 몰래 집  곳곳에 이 물건들을 미리 놔두고 전문 장비로 얼마나 정확히 찾아낼 수 있는지 실험해 보겠습니다.

불법 장비인 도청기는 역시 주파수를 사용하는 방송용 무선 마이크로 대체해 숨겨 놨습니다.

집 안에서 발신되는 주파수를 탐색해 손쉽게 마이크를 찾아낸 전문가.

그나마 주파수와 같은 신호조차 없는 몰래 카메라는 특수 조명장치로 찾아냅니다.

전문가들은 현대사회에선 누구나 도청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며, 미심쩍은 점이 있으면 대화가 활발히 이뤄지는 장소, 특히 전화기 주변을 먼저 살펴보라고 조언했습니다.

(영상취재 : 최호준, 조창현, 영상편집 : 박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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