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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미술계 거장 그림 절도범, 알고보니 양아들

<8뉴스>

<앵커>

이미 입적한 불교미술계의 거장 월주 스님의 유작들이 도둑을 맞았습니다. 용의자를 잡고 보니 갓난아기때 버려진 아이를 월주 스님이 데려다 키웠던 양아들이었습니다.

조제행 기자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4월 중순.

34살 원모 씨는 어린 시절에 살았던 양아버지 집을 찾아갔습니다.

빈 집으로 방치돼 있지만 그곳엔 불교미술계의 거장인 양아버지가 남긴 작품들이 보관돼 있었습니다.

생활비가 필요했던 원 씨는 '금지 산수화 12폭 병풍' 등 9점, 최소 수천만 원에 이르는 미술품을 갖고 달아났습니다.

훔친 작품들은 정확한 감정도 받지 않고 고 미술상에게 단돈 80만 원에 팔았습니다.

[류지만/서울 성북경찰서 강력4팀 : 창고같고 허름한 건물이었습니다. 그랬기 때문에  이 곳은 내부사정 알고 있는 사람이라 생각을 해서 그 쪽으로 초점을 맞추다 보니까  피의자 특정하고  검거하게 된 것 입니다.]

원 씨의 양아버지는 단청과 탱화에서 뛰어난 작품을 남겨 국내 불교미술계의 3대 거장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월주 원덕문 스님으로 지난 92년 입적했습니다.

월주 스님은 70년대 자신이 주지로 있던 사찰 앞에 갓난 아기로 버려졌던 원 씨를 데려다 호적에 올리고 키웠습니다.

[월주 스님 가족 : (월주 스님이) 친자식한테는 연필 한 자루 안 사줬는데, (원씨에게는) 피아노도 사주고 자전거도 사주고 그랬어. 최고로 해줬지.]

중학교 시절 월주 스님이 입적하자, 원 씨는 집을 나와 일용직을 전전하면서 수시로 양아버지 가족을 찾아가 도움을 받았습니다. 

[원모 씨/피의자 : 집사람이 애가 곧 나올 때라 돈도 없고 추위에 떨어 본의 아니게 (범행하게) 됐습니다.]

경찰은 원 씨를 불구속 입건하고 도난당한 미술품 9점 중 7점을 회수했습니다.

(영상편집 : 박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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