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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토마토2, "뱅크런을 막아라" 비상

[취재파일] 토마토2, "뱅크런을 막아라" 비상
토마토 저축은행 영업정지 여파가 토마토2 저축은행에까지 불똥이 튀고 있습니다. 부산 본점을 비롯하여 서울 명동지점, 대구지점, 대전지점 할 것 없이 인출 사태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부산 서면 본점과 전국 지점에서는 부산저축은행과 부산2 저축은행의 영업정지 여파로 불안감이 더욱 심해 19일 하루 동안 450억 원 규모의 예금이 빠져 나갔습니다. 이 정도 규모이면 예금 중도 해지도 많아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사태)이라고 해도 할 말이 없다는 평가입니다.

특히 토마토 2 저축은행 본점의 경우 하루 인출 인원을 3백 명으로 제한했는데요, 19일 하루 동안 이번주 금요일까지 인출 예약표가 모두 동이 났습니다. 천 5백 명이 번호표를 가져간 셈입니다. 따라서 20일에도 대규모 인출이 우려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현장 취재 결과 예금주들의 불안심리가 가장 큰 문제였습니다. 금융 정책 당국도 회사 측도 모두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었습니다. 지난 2월 17일 부산저축은행 영업정지 사태 이후 불과 이틀만에 부산2 저축은행도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데 따른 학습효과라고나 할까요. 금융 당국은 저축은행 영업정지 이후 더 이상 추가 영업정지는 없다고 발표해 놓고 이틀 뒤에 추가 영업정지를 한 사례를  들어 못믿겠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겁니다.

따라서 예금을 인출하려는 고객 대다수는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예금을 해약할 수 밖에 없지 않느냐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적금을 해지하면 손해라는 사실이 안타깝고 아쉽지만 다른 사람들이 앞다퉈 돈을 빼니 어쩔 수 없다는 겁니다.

일부 고객들은 "돈을 왜 빼느냐. 정상영업을 하고 있는 은행인데 우리가 이러면 다 망한다"며 해지 반대 발언을 하기도 했지만 대다수 고객들의  불안 심리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은행 창구에서는 고객들의 이탈을 막기 위해 5천만 원 이하 예금자들에게는 해지의 불이익에 대해 설득하는 작업이 하루 종일 벌어졌고 5천만 원 이상 고액 예금주들은 대부분 인출을 해 갔다는 후문입니다. 

급기야 19일 오후에는 서울에서 예금보험공사 이승우 사장이 긴급 방문했습니다. 이 사장은 이 자리에서 토마토 2 저축은행 본점에 2천만 원 짜리 1년 정기예금을 가입했습니다. 예금주들에게 믿어 달라는 취지였습니다.

또 토마토 2 저축은행의 경우 영업정지된 토마토 저축은행의 자회사(지분 90% 소유)이긴 하지만 완전히 별도로 운영되는 법인이고 금융감독원의 경영진단 결과 6월 말 현재 BIS 비율이 6.26%로 기준비율(5%)을 초과하는 정상은행이어서 대규모 예금 인출사태가 발생하지 않는 한 영업정지는 없다는 입장을 확실히 밝히고 있습니다.

김석동 금융위원회 위원장도 서울 명동지점을 찾아 2천만 원 짜리 정기예금을 가입하고 추가 영업정지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지는 두고 봐야 겠지만 문제가 생길 때마다 벌이는 정책 고위 책임자의 이벤트성 전시 행정이 아닌 금융 당국의 보다 적극적인 대응책이 필요한 시점인 것 같습니다. 무엇 보다도 사후 약방문이 아닌 사전 예방을 위한 감시 감독을 보다 철저히 해야 겠다는 생각입니다.

저축은행 중앙회도 토마토 2 저축은행이 5천억 원 정도 현금을 보유하고 있어 19일 인출 사태로도 4천5백여억 원이 남아 괜찮다는 입장입니다. 당초 우려보다 선방했다는 평가입니다. 보통 뱅크런이 발생하면 하루 이틀째가 고비이고 사흘째 부터는 잠잠해지는 것이 일반적인 패턴이라고 하니 앞으로 2, 3일이 고비인 것 같습니다.

또 대주주들이 4백40억 원의 유상증자를 준비하고 있어 BIS 비율을 10.5%까지 끌어 올릴 수 있고 만약 대규모 인출로 정상영업이 불가능해 지고 결국 영업정지 사태로까지 번진다면 우량 금융기관 또는 예금보험공사가 대주주가 됨으로 보다 안정적인 경영이 가능하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토마토 2 저축은행은 고객 12만 6천여 명에 자산 1조 5천억 원 규모의 중견 저축은행입니다. 또 금융당국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토마토 2 저축은행은 부실 PF 채권이 거의 없다고 합니다. 이런 점이 이번 영업정지 발표에서 본사와의 운명을 가르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습니다. 따라서 '돈을 미리 빼내면 손해'라며 불필요한 손해를 보지 않도록 자제할 필요가 있다는 반응입니다.

다른 저축은행의 경우 전반적으로 큰 동요는 없었다는 평가입니다. 솔로몬 ,한국, 현대 스위스 등 수도권 대형사들에 평소보다 문의도 많았고 예금 인출도  많았지만 크게 우려할 만한 흐름은 아니었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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