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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세로 수십억 원 장비 사놓고 먼지만 수북이

<8뉴스>

<앵커>

정부 산하 기관들이 제대로 쓰지도 않을 장비를 일단 사고보자는 식으로 구입했다가 자체 감사에 적발됐습니다.

한상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진공 상태에서 초고속으로 회전하면서 화학성분을 분리해 내는 원심 농축기입니다.

일본에서 수입한 제품으로 전자레인지 정도의 작은 크기지만, 한 대에 4천 8백만 원입니다.

농수산식품부 산하 농림수산 검역검사본부는 이 장비를 3년 전에 구입했지만,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분리 속도가 기존에 사용하던 9백만 원짜리 장비보다도 느렸기 때문입니다.

[농림수산 검역검사본부 직원 : 처음에 검토했을 때는 (분리 속도가) 빠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별로 (안 빨랐습니다.)]

같은 농수산식품부 산하의 수산과학원은 한 술 더 떠 1년 반 전에 구입한 2억 9천만 원 짜리 장비를 그대로 놀리고 있습니다.

음파를 이용해 바다 속 지형을 조사하는 장비인데, 장비를 제대로 사용할 줄 아는 연구원이 없고, 연구 활용도도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농수산식품부 산하 기관 3곳에서만 사놓고도 전혀 사용하지 않는 고가 장비가 54대나 됩니다.

24억 원이 넘는 세금을 들여 구입한 장비들입니다.

사용하지 않는 장비들은 전자 공시를 통해 장비를 필요로 하는 다른 연구소나 교육 기관으로 보내야 하지만 이 마저도 거의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연구소 직원 : 대학이나 정부 기관이 필요로 하면 줄 수도 있는거니까. 줄 데를 찾아봐야죠.]

면밀한 검토없이 일단 사놓고 보자는 정부 산하 기관의 무책임한 행태 때문에 국민의 세금이 줄줄 새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이정택, 화면제공 : 한나라당 황영철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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