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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아시아남자농구 카타르 희한한 실격패

[취재파일] 아시아남자농구 카타르 희한한 실격패

스포츠 경기에 출전한 선수들이 지기 위해서 고의로 반칙을 한다면 이해 할 수 있을 까요?  실제로 이런 일이 지난 15일 중국 우한에서 개막된 아시아농구선수권대회에서 일어났습니다.

문제가 된 팀은 바로 카타르입니다. 카타르는 당초  이번 대회에 선수 11명을 꾸려 출전했는데 5명의 선수가 이중국적문제로 대회 조직위원회로부터 경기를 뛸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최근 아시아농구에서는  일부 중동 국가들이 막강한 '오일 머니'를 앞세워 미국의 NBA급 선수나 아프리카 출신 선수들을 대거 귀화시켜 하루 아침에 우승후보로 급부상하는 일이 여러 차례 있었습니다.

특히 카타르는 지난 2005년 자국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에도 귀화선수를 대거 출전시켜 논란이 많았던 팀인데요, 이런 비행(?)을 참다 못한 일부 국가들의 항의가 잇따르자 국제농구연맹 FIBA는 귀화선수나 이중 국적선수는 각 팀당 1명만 뛸 수 있도록 규정을 대폭 강화했습니다.

우리나라도 실력 있는 혼혈선수가 여러 명 있었지만 이 규정때문에 이번대회에는 문태종 선수 한 명만 출전했습니다. 반면에 카타르는 이런 규정을 모른 척 하고 무려 5명의 이중국적선수를 중국에 데리고 왔다가 조직위의 '모두 출전금지'라는 한마디에 '초상집' 됐습니다.

게다가 부상선수도 한 명이 발생해 실제로 경기에 뛸 수 있는 선수는 겨우 5명뿐... 교체 선수 한명 없이 경기를 치러야 하는 딱한 처지에 놓이게 됐는데요, 상황이 이렇게 되자 카타르는 조직위에 항의하기 위해 한마디로 희한한 방법(?)을 선택했습니다. 선수들이 경기중 반칙을 남발해 실격패를 자초하는 웃지 못할 해프닝을 벌인 것이죠.

카타르는 지난 15일 우즈베키스탄과 1차전때 선수들이 일부러 파울을 저질렀습니다. 상대선수를 잡고 막고 밀치고..결국 경기시작 6분만에 4명이 5반칙으로 쫓겨나며 카타르는 의도대로(?) 실격패를 기꺼이 떠안았습니다. FIBA 규정에 따르면 한팀에서 뛸 수 있는 선수는 최소 2명 이상이어야 하며 선수 1명이 남게 됐을 때는 실격패를 당하게 돼 있습니다.

16일 이란전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경기시작부터 카타르는 이란 선수들을 때리고 밀치고...어떤 선수는 자기팀 공격인데 반칙을 하기 위해 일부러 이란 선수에게 볼을 준 뒤 다시 그 선수를 잡아당기는 황당한 반칙도 서슴치 않았습니다. 결국 7분42초만에 카타르는 선수 4명이 퇴장당하며 2경기 연속 실격패를 당했습니다.

관중들의 야유는 물론 언론의 비난이 잇따르자 카타르는 17일 대만전에서는 끝까지 경기를 치렀습니다. 막판 선수 한 명이 부상으로 물러난 채 대만에 94 대 78로 무릎을 꿇었는데, 카타르 선수들은 성의 없이 코트를 뛰었습니다. 뛰다가 힘들면 코트에 드러눕고
슛을 마구 남발하기도 했습니다. 괜히 상대 대만선수들까지도 맥이 빠져 경기는 한마디로 긴장감 없는 졸전이 됐습니다.

경기후 카타르의 알리 파크루 감독은 "조직위원회의 출전 금지조치에 항의하기 위해 이런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고 변명했지만 고의 실격패로 스포츠맨십을 지키지 못했다는 비난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었습니다. 그리고 황당한 실격패로 조 최하위가 된 카타르는 2차 예선을 밟아 보지도 못하고 쓸쓸히 고향으로 돌아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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