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무단 횡단이나 중앙선 침범을 막기 위해 도로 곳곳에 중앙분리대가 설치돼있습니다.
그런데 파손된 중앙분리대가 방치된 채 무단횡단 같은 사고를 유발하고 있는데, 서울시는 이런저런 이유로 보수를 미루고 있습니다. 왜일까요?
한세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강남구 논현동 일대 강남대로입니다.
오토바이 운전자가 힐끗힐끗 뒤를 돌아보더니, 중앙선을 넘어갑니다.
불편한 몸으로 무단횡단을 하기도 하고 이 오토바이는 아예 반대편 도로를 가로질러 건너갑니다.
[무단횡단 오토바이 운전자 : (중앙분리대 때문에) 횡단보도가 없잖아요. 사거리에서 저기까지 엄청 길잖아요.]
이곳에서만 오전 9시부터 불과 3시간 동안 40여 건의 무단 횡단이 목격됐습니다.
올들어서는 상반기에 벌써 7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서울시내 도로 가운데 이렇게 중앙분리대가 파손돼 사고위험이 높은 곳은 수도 없이 많습니다.
경찰은 우선 급한대로 강남대로와 종로 등 간선도로의 파손된 중앙분리대를 보수하도록 서울시에 요청했습니다.
[경찰 관계자 : 공문을 보내고, 전화로도 고쳐달라고 요청했어요.]
하지만 미관 등의 이유로 중앙분리대 자체에 부정적인 서울시는 보수마저도 차일피일 미루고 있습니다.
[김종호/서울시 교통운영과 : 도시 미관을 저해시키고 제설이나 청소등의 어려움이 있어서 무분별한 신규설치는 지양하는 것으로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파손된 곳도 꼭 필요한 곳만 보수한다는 입장입니다.
도시의 미관이 우선인지, 시민의 안전이 우선인지 경찰과 서울시의 줄다리기 속에 시민들의 불안감만 커져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