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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량품에 밀린 '전통 활', 설 자리는 어디에…

<8뉴스>

<앵커>

최근 '활'을 소재로 한 영화가 인기를 끌면서 우리 '전통 활'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작 그 전통의 명맥은 끊어질 위기입니다.

조지현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초속 60미터, 집중력과 훈련의 산물, 활.

전통 활의 존재감을 되살린 이 영화 속 화살은 충북 무형 문화재 예능 보유자인 궁시장 양태현 씨의 손끝에서 만들어졌습니다.

바닷바람 맞고 자란 대나무를 고르고 골라, 싸리나무와 소힘줄 등 6가지 재료를 더해 날렵한 꿩 깃으로 마무리 하기까지 꼬박 서 너시간이 걸립니다. 

[양태현/궁시장 : 큰 손만 84번, 작은 손까지 수백 번이 가도 한 번 더 손이 가면 더 빛이나.]

45년째 전통 화살만 만들어온 61살의 장인은 요즘 마음이 무겁습니다.

판로가 줄어들면서 배우겠다는 후계자도 나서지 않고, 이렇다 할 후원자도 없기 때문입니다.

[겨우 명맥 유지하는 거죠. 지금 다른 분들도 말도 못하게 힘들어요, 이 업이.]

합성소재 개량품에 자리를 뺏기면서 전통 활과 화살은 경제성도, 미래도 불투명해진 겁니다.

[최진호/국궁 동호인 : 가격이 좀 저렴한 것도 있고, 정확도 그리고 관리 부분에서 각궁보다는 개량궁이 좀 더 용이하기 때문에 많이 사용하는 것 같습니다.]

궁도인구는 3만 명에 이르지만, 이렇게 전통 방식 그대로의 활과 화살을 쓰는 사람은 채 5%도 되지 않습니다.

전통 활을 홍보하기도 쉽지 않은 형편입니다.

전시회 비용이 만만치 않은데다, 정부의 지원도 행정편의적이라 현실성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양태현/궁시장 : 산에서 채취한 것을 어디서 세금 계산서냐, 그래도 떼와야 한다고 하니 그랬을 때가 제일 갑갑하죠.]

최근엔 국내 업체가 아닌 멀리 프랑스의 한 업체가 양태현 씨를 후원하기로 했습니다.

전통을 어떻게 지켜가야 할지 우리가 스스로 대책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전통 활과 화살을 박물관에서만 보게 되는 날이 올지도 모릅니다.

(영상취제 : 양두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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