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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코앞인데…전원마을 여전히 공사중

아물지 않은 상처…분위기 '뒤숭숭'

추석 코앞인데…전원마을 여전히 공사중
"추석은 무슨…. 살 의욕도 없는데…."

지난 7월 27일 우면산 산사태로 17명이 목숨을 잃은 서울 서초구 방배동 전원마을은 추석이 며칠 남지 않은 8일 명절 분위기를 찾아보기 어렵다.

산자락에서 밀려온 토사에 대문이 떨어져나간 집 앞에는 여전히 모래주머니가 쌓여 있고 마을 옆 부서진 비닐하우스는 흉물처럼 방치돼 있다.

조용한 마을에서는 부서진 담벼락을 보수하거나 반지하 집을 수리하는 등 공사 소리만 들렸다.

산사태로 나무가 쓰러지면서 아들을 잃은 주민 임방춘(65)씨에게 올해 추석은 전혀 반갑지 않다.

임씨는 "아들을 벽제화장장에서 떠나보낸 지 얼마 되지도 않았다"며 "추석이라고 해도 아무런 의미도 없고 계획도 없다"고 말했다.

전원마을에서 20여년을 산 임씨에게 지인들은 환경이 좋은 곳에 살아 부럽다고 말했지만 그는 이것이 인생 최악의 선택이 될지는 몰랐다.

그는 "세상 사람들이 다 좋아하는 착한 아이였다"며 "아들을 살릴 수만 있다면 심장이라도 내놓고 싶은 마음"이라고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구청은 나무를 제거하고 배수로 정비공사를 해달라는 주민 민원을 제대로 듣지도 않은 채 천재(天災)라는 입장만 고수하고 있다"며 "뭘 했다고 그런 안일한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다"고 울분을 토했다.

박이정(76)씨는 반지하에 살던 세입자가 침수 피해를 본 뒤 이사를 하였으나 보증금을 돌려줄 형편이 안돼 고민중이다.

박씨는 "명절이고 뭐고 당장 보증금을 마련하지 못하면 세입자로부터 소송을 당할 판"이라며 "빚이라도 내야 하지만 그것도 쉽지 않다"고 안타까워했다.

급한 대로 세입자가 나간 반지하 가구를 수리하고 있지만 공사비는 외상으로 하기로 했다.

그는 "공사에만 족히 수천만원은 들 텐데 구청을 비롯해 어느 곳도 지원이나 보상에 나서지 않는다"며 "한심하고 희망이 없다는 생각만 든다"고 한숨 쉬었다.

비닐하우스 임시 건물에서 노모를 모시고 사는 홍성관(70)씨 부부는 산사태로 기둥만 남은 비닐하우스를 보면서 생계 걱정에 답답해했다.

홍씨는 "산사태로 무너진 벽 틈 사이로 하늘이 보인다"며 "당장 하루하루가 막막한데도 아무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홍씨는 "지원금이 나온다는데 아직 아무 연락도 못 받았다"며 "이번 명절처럼 마을 분위기가 뒤숭숭한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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