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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 55% 유전적 원인"…질병관점 시스템 필요

<8뉴스>

<앵커>

"생활고 때문에", "성적이 떨어져서", "가족관계가 힘들어서" 자살을 하는 사람들은 이렇게들 말합니다. 살기가 너무 힘들고 너무 어려워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세상사람들이 다 그런건 아니죠. 사는게 똑같이 힘겨워도 꿋꿋이 이겨내는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과연 이 둘 사이에는 어떤 차이가 있는 걸까요? 

의학계에서는 자살시도자의 경우 뇌에서 세로토닌과 노르에피네프린 같은 신경전달물질 분비에 문제가 생기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자살 자체를 하나의 질병으로 간주하자는 움직임도 있습니다. 자살을 막기 위해서는 사회적 배려와 환경 개선과 함께 의학적인 치료도 병행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그럼 여기서 의학적인 해결책을 조동찬 의학전문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기자>

자살한 사람의 뇌를 부검해보면 충동성과 공격성에 관여하는 전두엽과 변연계가 위축되거나 변형돼 있습니다.

또 자살의 원인 중 55%는 유전적인 기질 때문이라는 게 쌍둥이 연구를 통해 밝혀졌고, 직계가족 가운데 자살한 사람이 있을 땐 자살 위험도가 최고 10배나 높아집니다.

이 때문에 일부 정신과 의사들은 자살을 하나의 질병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유승호/건국대병원 정신과 교수 : 세로토닌과 노르에피네프린 같은 그런 뇌의 신경전달 물질의 어떤 이상, 그런 이상 자체가 자살을 쉽게 일으킬 수 있는 소인이 되는 거죠.]

쥐를 이용한 실험에서도 충동 조절 물질인 노르에피네프린이 고갈되면 먹지 않거나 활동량이 줄어드는 등 절망하고 포기하는 반응이 나타납니다.

선천적 혹은 후천적 요인으로 뇌의 특정부위가 약해지면, 사회적 어려움에 처했을 때 자살로 이어질 확률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겁니다.

따라서 급증하는 자살을 줄이기 위해서는 사회적 배려와 환경 개선 못지 않게 의학적인 접근이 매우 중요합니다.  

질병이라는 관점에서 자살 충동을 예측하고 치료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얘기입니다.

[자살 시도자 : '그냥 평범한 일상이 정말 큰 행복이다'를 절실하게 느꼈거든요. 그래서 그냥 평범하게 아무 일 없이, 그렇게 살고 싶어요.]

자살을 한 번이라도 시도한 사람이 있다면 막연한 설득보다는 꼭 의학적인 진단과 치료를 받게 하는 게 중요합니다.

(영상취재 : 노인식, 영상편집 : 김종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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