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50대 이상 에이즈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는 외신이 들어왔습니다. 에이즈 감염자들 가운데 50대 이상 비율이 2006년 7.8%에서 2009년 14.9%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는 소식입니다. 특히 새로 감염되는 사람들 가운데 60% 이상이 농부였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삶의 질이 높아지고 평균 수명이 길어져 사람들이 노년에도 왕성하게 성생활을 즐기게 됐는데, 시골 농부들처럼 상대적으로 성병에 무지한 사람들 가운데 에이즈에 감염되는 50대 이상 인구가 크게 늘고 있다는 말입니다.
감염 경로를 보더라도, 70% 정도가 이성간 성접촉에 의한 감염이었고, 동성간 성접촉으로 인한 감염은 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이성간 성접촉으로 인한 감염 사례 가운데 3분의 2는 혼외 관계, 그러니까 배우자가 아닌 다른 이성과 성접촉에서 감염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우리나라도 그렇습니다만, 중국도 '노인들의 성'에 대해서는 "그 나이에 무슨.."하는 식으로 무시하다보니 음성적인 성매매나 안전하지 못한 성생활에 기대는 노년층이 늘게 되고,이에 따라 자연스레 에이즈 감염자 수가 늘어나는 게 아닐까 생각됩니다.
국내 사정은 어떨까요? 아래 표는 질병관리본부 홈페이지에 나와있는 자료입니다.
2010년 12월 현재 누적 에이즈 감염자 수는 7천656명. 이 가운데 50대 이상이 무려 20.6%를 차지했습니다. 중국보다도 훨씬 높은 수치였습니다. 연령대 별로 보면, 에이즈 감염자 수가 가장 많은 연령대는 30대로 31%, 다음으로 40대가 23.6%, 20대 22.3%, 10대 2.3% 순이었습니다. 50대 이상 에이즈 감염자 수가 40대나 20대 감염자 수와 큰 차이가 없는 것입니다.
저도 국내 에이즈 감염자들 가운데 50대 이상이 이렇게 많을 줄은 생각조차 못했습니다만, 중국에서 50대 이상 감염자 수가 급증하는 것과 비슷한 현상이 아닐까 추측될 뿐입니다. 이와 관련해 홍콩 언론이 흥미있는 사례를 제시했습니다. 64살 된 한 중국 남성 감염자의 사례인데, 이 남성의 경우 은퇴 이후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 발마사지 센터에서 만난 매춘여성과 자주 만나다 그만 에이즈에 감염됐다는 것입니다.
지난해 10월 8일 취재파일에 "노인 성병, 골치"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습니다만, 국내에서 65살 이상된 노인들이 성병으로 병원 진료를 받은 건수가 지난 2007년 4만4천 건에서 2009년 6만 4천 건으로 2만여 건이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무려 50% 가까이 급증한 수치인데, 상당수 노인들의 경우 '이 나이'에라는 생각에 성병의 위험성에 대해 별로 개의치도 않고, 성병 검진에도 적극적이지 않다는 게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도 인디애나 주립대학이 14살에서 94살까지 미국인 5천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61살 이상된 남성들 가운데 콘돔을 사용한다고 응답한 사람은 불과 5%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거의 콘돔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봐도 되는 수치입니다.
이런 수치로만 보면, 동서양 할 것 없이 노인층이 성병에 그만큼 무방비 상태로 노출돼 있다고 해석해 볼 수 있는 부분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중국에서 50대 이상 에이즈 감염자 수가 급증하고 있다는 소식을 그냥 웃고 지나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또 노년층에 대한 성병 예방 교육이 절실한 이유이기도 할 것입니다.
중국의 50대 이상 에이즈 환자 급증 소식은 그들만의 문제가 아닌, 우리의 문제도 될 수 있다고 봐야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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