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해방(free Libya)'을 쟁취했다는 성취감이 하늘을 찌르고 있는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에서 향후 포스트-카다피 체제 수립 과정에 대한 불안감이 일고 있다.
앞으로 20개월 내 총선과 대통령선거를 치른다는 일정을 제시한 반군 대표기구인 국가과도위원회(NTC)의 로드맵에 대해 '너무 늦어 동력을 잃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런 우려는 NTC 내부에서 지역 간 치열한 권력 다툼이 벌어지는 것과 맞물려 리비아의 민주주의 실험이 순탄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전망을 낳고 있다.
구마 알-가마티 런던 주재 NTC 대표는 8개월 안에 직접선거를 통해 선출된 200명으로 제헌위원회를 구성해 새 헌법 초안을 마련한 후, 제헌위 발족 후 1년 내 국민투표를 통해 새 헌법을 확정하고 총선과 대선을 치른다는 로드맵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로드맵 대로라면 20개월, 즉 오는 2013년 5월 이전에 대통령 선출이 마무리된다.
이에 대해 트리폴리대학의 사이드 와파 교수(56.수의학)는 "정부 출범 시기가 너무 늦은 로드맵"이라며 "민주주의를 향한 지금의 동력을 잃을 가능성이 크다"고 걱정했다.
와파 교수는 "국민들의 기대에 들어맞으려면 6개월에서 12개월 안에 새 정부가 출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외국계 기업에 다니는 아흐메드 타흐디(49) 씨는 "수도 트리폴리의 치안을 담당하는 최고책임자 지명을 둘러싸고 NTC 내부의 권력 다툼설이 나돌고 있다"면서 "NTC가 마련한 로드맵에 담긴 목표 시기가 너무 늦을 뿐 아니라 목표 시기가 지켜질지도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실제 과도정부가 될 NTC의 조직 구성이 난항을 겪고 있고, 이 같은 배경에는 각 부족간 권력 다툼이 자리 잡고 있다는 관측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NTC가 지난달 말 위원수를 31명에서 40명으로 늘린 데 이어 앞으로 80명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발표한 것도 각 부족들 간 권력다툼의 결과라는 분석이 많으며 NTC 주도권을 놓고 트리폴리와 벵가지 지역을 중심으로 치열한 다툼이 펼쳐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물론 NTC 위원 확대는 국민 통합의 과정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리비아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정하는 헌법 초안을 마련하고, 미래 권력분포의 밑바탕이 될 총선과 대선을 설계하는 세부 논의 과정에서 NTC의 지도력 부재로 드러날 가능성이 있다.
카다피를 축출한 직후인 지금의 리비아인들은 '어떤 정치체계가 됐든 카다피 시절보다는 나을 것'이라는 기대와 카다피를 몰아낸 자유에 대한 거센 열망이 향후 출현할 모든 정치세력으로 하여금 민주주의의 틀에서 벗어날 수 없게 해 어떤 모양새가 됐든 민주적 정치체계가 될 것으로 믿고 있다.
카다피 정권 종말을 이끌어냈던 리비아인들의 단합이 포스트-카다피 체제 수립 과정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낙관론이 지배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투표를 할 기회가 한 번도 없었다"는 서부 날루트 출신 반군 마흐무드 자르크(33) 씨의 말은 새로운 리비아가 맞은 민주주의 실험이 불안하다는 점을 역설적으로 말해주는 듯 싶다.
(트리폴리<리비아>=연합뉴스)
'20개월 내 선거'…리비아의 봄 "너무 늦어"
민주화 동력 잃을 우려..민주주의 실험에 첫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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