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피로는 간 때문이야"라는 CM송이 한때 유행했던 적이 있었죠? 간 관련 약을 먹으면, 마치 피로가 다 풀릴 것 같은데요, 실상은 전혀 다릅니다.
조동찬 의학전문기자가 만성피로, 왜 생기고, 어떻게 푸는지 알려 드립니다.
<기자>
패션 전문지 기자인 안소영 씨.
마감에 쫓기다 보면 말 그대로 눈코 뜰 새가 없습니다.
집에 돌아와서는 두 아이의 엄마 역할도 해야 합니다.
[안소영/ 직장인(34세) : 피곤이 너무 많이 쌓이다 보니까 몸 한쪽이 마비된 느낌이 많이 들더라구요. 그래서 진짜 한쪽이 감각이 없었어요.]
직장인 가운데 늘 피로를 느낀다는 사람은 80% 정도.
쉬어도 피로가 가시지 않는 상태가 6개월 이상 지속 되는 경우를 만성피로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 피로의 원인으로 대부분 간을 지목합니다.
[간 때문이야 간 때문이야, 피로는 간 때문이야.]
그렇지 않습니다.
만성피로는 대부분 관절통 같은 근골격계 질환이나 우울증 같은 정서적인 문제 때문에 발생합니다.
간이 문제인 경우는 500명 당 1명 정도에 불과합니다.
만성 피로에 시달려 온 박 씨도 알고 보니 우울과 불안 증세가 원인이었습니다.
[박혁준/직장인(42세) : 뭐 평소에는 제가 그렇게 보통 불안이나 우울증세가 있다고 전혀 인지하지 못했는데…]
간은 억울한 누명을 쓰고 있는 겁니다.
따라서 간 기능 개선제를 먹는다고 피로가 회복될 가능성은 매우 낮습니다.
피로 회복제는 일시적인 각성 효과만 줄 뿐 실질적인 회복은 아닙니다.
오히려 중독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박상민/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 드링크제에 포함 돼 있는 카페인이나 타우린이나 당분과 관련된 의존성을 야기할 수도 있습니다.]
만성 피로는 몸 속의 에너지가 부족한 탓입니다.
석 달 이상 바른 식사와 가벼운 운동을 지속적으로 해야 회복될 수 있습니다.
[이윤경/차병원 차움 가정의학과 교수 : 하루에 30분 정도 일주일에 3번 정도, 자기가 감당할 수 있는 그런 정도의 산책이라든지 도보 이런 걸로…]
수 년간 누적된 피로가 이런 피로 회복제들로 단번에 회복될 수는 없습니다.
먼저 내 몸에 이상이 있는지 꼼꼼히 점검하고 몸을 건강하게 하려고 노력해야 피로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영상취재 : 노인식, 김성일, 영상편집 : 이정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