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반군을 이끌고 있는 압델하킴 벨하지(45) 사령관이 과거 미국 중앙정보국(CIA)으로부터 심하게 고문을 당하고 감옥살이도 했다는 사실이 전해지면서 현재 동맹관계인 둘 간의 사이가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2일 벨하지 사령관이 지난 2004년 반군 활동 중 아내와 함께 여행을 하다가 말레이시아에서 체포된 뒤 태국으로 옮겨져 갖은 고문을 당했다고 보도했다.
벨하지 사령관의 주장으로는 고문을 한 사람들은 CIA 요원들이었으며 자신은 이후 다시 리비아로 호송돼 작년에 석방될 때까지 6년간 독방에 갇혀있었다.
이 가운데 3년간은 샤워를 하지 못했고 1년간은 햇볕을 전혀 쐬지 못하는 등 가혹하게 다뤄졌다.
여행 당시 임신중이던 아내는 체포 당시 헤어졌으며 이후 태어난 아들이 6살이 될 때까지도 못보는 처지가 됐다.
그는 지난 1일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 지와의 인터뷰에서도 이런 사실을 털어놨다.
하지만 벨하지 사령관은 현재 리비아 트리폴리의 치안유지 책임을 맡고 있는 군사위원회 의장으로,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큰 도움을 받고 있는 반군 지도자다.
그는 과거 미국 정보기관에 의해 심한 고문을 당했지만 지금 그에 대한 악감정이 남아있지는 않다고 밝혔다.
그는 "분명히 매우 힘들고 어려웠던 순간이었다"면서도 "하지만 지금 우리는 리비아에 있고 평화로운 미래를 기대하고 있다. (당시의 고문 등에 대해) 보복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은 리비아의 새 정부 수립을 적극 지원하고 재정적 도움도 주어야 하는 상황에서 벨하지 사령관과 같은 이슬람 무장단체 인물들과 어색한 관계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벨하지 사령관은 1995년부터 이슬람 무장단체 '리비아 이슬람 투쟁그룹'(LIFG)을 이끌면서 반(反) 카다피 활동을 벌여온 인물로, 미국 등은 테러와의 전쟁 당시 이들을 적으로 간주해왔다.
CIA는 이에 대한 언급을 거부했으며 미 국무부는 미국 정부가 리비아 반군의 이런 이슬람 세력 배경을 인식하고 있고 리비아 임시정부인 과도국가위원회 측에 이런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고 밝혔다.
1980년대 러시아의 아프가니스탄 침공 당시 아프간에서 군 경력을 쌓은 벨하지는 최근 리비아 반군에 합류하면서 잘 훈련된 휘하 부대원들의 활약으로 트리폴리 함락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연합뉴스)
리비아 반군-미국 CIA, '적'에서 '혈맹'으로
반군 지도자 "보복할 생각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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