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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 앞, 예술 떠나고 유흥만…클럽데이 '몸살'

<8뉴스>

<앵커>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는 '홍대 앞 거리'하면 가장 먼저 어떤 게 떠오르시나요? 혹시 댄스클럽과 술집이 떠오르진 않으신가요. 젊은 예술인의 거리였던 홍익 대학교 앞 거리가 점점 본래의 빛을 잃고 있습니다.

한상우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서교동 홍대 앞 거리.

자정이 가까워 오자 젊은 남녀들로 온 거리가 가득 찹니다.

늦은 시간이지만 이 지역 클럽을 찾는 사람들에게는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건물을 빙 둘러싼 긴 줄을 서서 기다리다 들어선 클럽.

어두운 조명 아래 서 있기조차 힘든 좁은 공간에서 서로 뒤엉켜 춤을 추는 남녀들로 가득합니다. 

올 초 지나친 상업화 논리 속에 중단됐던 클럽데이 행사가 지난 6월 재개되면서, 클럽데이 행사가 열리는 매월 마지막주 금요일이면 홍대앞이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클럽데이 손님 : 단체로 파티하는 것처럼 오면 8명 정도이고, 남자들끼리 오면 여자하고 놀려고 오는 사람도 있죠.]

술에 취해 비틀거리고, 거리에 주저앉은 젊은이들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지금은 새벽 4시가 넘은 시간인데, 이 곳 클럽 주변에는 차가 다니기 어려울 정도로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몰리고 있습니다.

한 때 젊은 예술가들의 집결지였던 홍대 앞 거리가 급격히 상업화되면서 예술인들의 작업공간을 댄스클럽과 주점들이 차지한 겁니다.

[임진모/대중문화 평론가 : 클럽 댄스 콘텐츠가 상대적으로 우위에 놓이게 됐죠. 예술 생산기지가 아니라 부킹의 거리로 전락했다 이런 얘기까지 합니다.]

월세 50만원이던 반지하 공간의 임대료가 2년새 3배 가까이 뛰는 등 임대료가 폭등하면서 수입이 적은 인디밴드 공연장과 미술 작업실 등은 다른 곳으로 밀려나고 있습니다.

[스테미나/밴드 시조새 멤버 : 점점 오늘처럼 즐겁게 공연할 수 있는 장소가 많이 줄어드는 것 같아요. 이런 클럽들이 되게 영세한 것도 있고요.]

[남윤선/인디밴드 공연 관객 : 월세가 올라가고 그런 문제들 때문에 공연 클럽이 없어진다는 것은 사실은 우리 관객들한테 굉장히 많이 안타까운 사실이죠.]

돈벌이의 논리 속에 젊은 예술가들은 사라져가고, 홍대 앞 거리는 술과 춤, 유흥으로 물들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홍종수, 영상편집 : 최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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