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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다피, 리비아 법에 따라 심판"…논쟁 예고

'우리가 관장해야' 국제형사재판소 입장과 충돌

"카다피, 리비아 법에 따라 심판"…논쟁 예고
42년간 리비아를 철권통치한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에 대한 리비아인들의 극에 달한 분노가 그가 생포될 경우 사법처리할 장소를 둘러싼 논쟁을 예고하고 있다.

카다피와 차남 사이프 알-이슬람 등 3명을 반(反)인륜범죄 혐의로 구속영장을 발부한 국제형사재판소(ICC)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전범 사법처리를 요청한 사안인 만큼 ICC가 계속 관장하는 것이 원칙적으로 맞는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카다피에 대한 리비아인들의 분노는 "리비아인들이 단죄해야 한다"는 강경한 태도를 낳고 있다.

택시운전사인 쉐리프 쉐라다(35) 씨는 31일 "유럽이 (카다피를 무너뜨리는 데) 도와줬지만 이건 리비아의 문제다. 당연히 카다피는 여기서 재판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새 정부가 카다피를 ICC에 송환하는 걸 리비아인들은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트리폴리 시내 호텔에서 일하는 타레크 엘트라키(42) 씨는 "사형을 선고하든, 종신형을 선고하든 리비아 법에 따라 심판해야 한다"며 "외국에서 재판하는 건 위험한 생각"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법의 심판을 넘어서 단죄하고픈 리비아인들이 많은 점도 ICC에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심정은 카다피 측에 의해 본인 또는 가족이 다친 사람들에게서 나온다.

지난달 22일 밤 트리폴리에서 서류가방을 들고 택시에서 내린 직후 가방을 탈취하려는 카다피 군 1명으로부터 총을 6발 맞아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모하메드 파우지(43) 씨는 카다피가 잡힌다면 "새장에 넣어서 옆에 두겠다. 죽이고 싶을 때 죽이겠다"고 했다.

그는 평생 하반신 마비로 휠체어 신세를 져야할 운명이다.

세라다 씨는 "가족이 죽임을 당한 사람들은 카다피를 보면 직접 죽이려는 심정"이라며 "카다피를 사형하거나 평생 감옥에 집어넣는 대신 동물원에 처넣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마흐메드 쉐크리 씨(38)는 "그가 사살되기보다 생포되기를 바란다"면서 "우리에게는 카다피만이 대답해줄 수 있는 질문들이 너무 많다"고 말했다.

반군대표인 국가과도위원회(NTC)의 무스타파 압델 잘릴 위원장은 국민들의 이 같은 여론을 의식해 ICC는 단지 리비아 사법제도를 보완할 뿐이라며 자신들이 다루겠다는 의향을 보였다.

그러나 송상현 ICC 소장은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리비아는 ICC의 설립근거인 로마조약 비준국이 아니다"라면서도 "안보리가 전범 사법처리를 요청한 사안인 만큼 ICC가 계속 관장하는 것이 원칙적으로 맞다"고 말했다.

카다피가 생포되면 ICC로선 '원칙'과 42년간 억눌렸다가 풀린 리비아인의 감정 사이에서 리비아 새 정부와 어려운 협상을 해야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리폴리<리비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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