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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질환 원인 '가습기 살균제' 추정…"사용 자제"

<8뉴스>

<앵커>

올 봄부터 미확인 급성 폐질환이 번지면서 임산부와 어린이들이 잇따라 목숨을 잃었습니다. 가벼운 기침으로 시작해 호흡곤란 증세를 보이면서 폐세포가 딱딱하게 굳어버리는 섬유화가 급속하게 진행되는 아주 무서운 병입니다. 서울의 한 대형병원에선 올 들어 미확인 급성폐질환 환자 16명 가운데 5명이 숨졌고, SBS가 취재한 영유아 환자만 해도 서울대 병원 13명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40명에 달했는데 이 가운데 18명이 숨졌습니다.

발병 원인이나 치료방법을 알 수 없어 더욱 애를 태웠는데, 바로 가습기에 넣는 살균제가 위험요인이라고 오늘(31일) 보건당국이 지목했습니다. 아직 100% 확인된 건 아니지만 가습기 살균제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급성 폐질환에 걸릴 위험성이 높다는 겁니다.

먼저, 한승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봄 미확인 급성폐질환이 확산됐을 때 질병관리본부는 전염원이 될 만한 세균이나 바이러스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이후 질병관리본부는 미확인 폐질환자 18명과 다른 호흡기 환자 121명을 대상으로 비교조사를 실시했고 그 결과 가습기에 넣는 살균제를 원인으로 지목했습니다.

가습기 살균제를 쓸 경우 미확인 급성 폐질환에 걸릴 위험이 47배 이상 높았다는 겁니다.

[권준욱/질병관리본부 감염병관리센터장 : 교차비가 47.3으로 나왔습니다. 원인 미상 폐손상의 위험요인으로 추정된다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살균제 성분이 폐에 까지 침투할 수 있고, 배양한 폐세포에 직접 묻혀보니 세포손상이 확인됐다고 설명했습니다.

3월에 환자가 집중 발생한 것도 건조한 날씨 때문에 살균제를 넣은 가습기를 서너 달씩 썼기 때문이라고 추정했습니다.

가습기 살균제의 주성분들은 화장품과 샴푸에도 많이 들어있지만 장시간 들이마시지 않기 때문에 위험하지 않다고 덧붙였습니다.

보건당국은 가습기 살균제 전체에 대해 판매와 사용 자제를 권고하고, 앞으로는 식약청이 직접 관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살균제의 어떤 성분이 위험한지 결정적인 단서는 밝혀내지 못했습니다.

보건당국은 앞으로 석 달 동안 가습기 살균제 각각의 성분들이 얼마나 해로운지 동물 실험 등을 거친 뒤 최종 조사결과를 발표하기로 했습니다.

(영상취재 : 오영춘, 영상편집 : 박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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