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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50대 이혼 부부의 석연찮은 죽음

[취재파일] 50대 이혼 부부의 석연찮은 죽음
지난 24일, 경찰서에서 짧은 보도자료 하나가 나왔습니다. 5개월의 시차를 두고 발생한 두 건의 사망 사고를 재조사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지난해 9월과 올해 2월, 화재와 추락사로 50대 남녀가 각각 숨졌습니다. 발생 장소도 서로 다른 서울 수유동과 고양시 중산동. 당시 경찰이 조사에 나섰지만 타살 혐의점은 발견되지 않았고 두 사건 모두 단순 사고사로 결론났습니다. 화재 사건만 아침 리포트로 처리됐고 모두의 기억에서 점점 잊혀지고 있었습니다.

1. 이혼한 부부…그리고 그들의 딸

하지만 경찰도 처음에는 전혀 몰랐던 사실이 두 사건 사이에 존재했습니다. 숨진 50대 남녀는 20여 년 전에 이혼한 부부 사이였고, 사고 당시 현장에는 그들의 딸인 A씨가 있었습니다. 이 모든 사실이 우연일수도 있지만 경찰이 재조사를 해보니 의심스러운 정황이 한 두 개가 아니었습니다.

2. 어머니 사망 보험금은 A씨가 받아갔다

화재 사고 당시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자신은 딸과 빠져나왔지만 다른 방에서 자고 있던 어머니는 미처 나오지 못해 변을 당했다고 진술했습니다. 부검 결과 숨진 어머니는 수면제를 복용한 상태였고, 이불 속에서 라이터가 발견됐습니다.

타살 증거는 없는 상황에서 어머니는 연기에 질식해 숨진 것으로 조사는 일단락 됐습니다. 그런데 다시 조사를 해보니 어머니가 먹은 수면제는 A씨가 처방 받아 구매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A씨의 어머니 앞으로  7천만 원의 사망 보험금이 나왔습니다. 이 돈은 A씨가 받아갔습니다. 딸이 보험금을 탄 것은 일반적으로 봤을 때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그런데 부모가 이혼하면서 친척집에 맡겨져 자란 A씨는 그녀의 어머니와 왕래가 드물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른 사연이 있을 수도 있지만 밝혀진 사실을 봤을 때 보험금을 타낸 과정이 의문 투성입니다.

3. 아버지의 사망 보험금도?

폐암으로 투병 중이던 A씨의 아버지. 그는 이혼한 뒤 재혼한 상태였습니다. 친척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잠시 퇴원했던 그는 사고 당시 고양시에 있는 A씨 집에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새벽 시간 그는 아파트 11층 베란다에서 떨어졌고 그대로 숨졌습니다. 폐암 때문에 담배를 못피게 가족들이 막았는데 몰래 담배를 피우기 위해 나갔다가 실족사 한 것 같다는 A씨의 진술이 있었고, 특별히 이상한 점을 발견하지 못한 경찰은 단순 변사 사건으로 처리했습니다.

그런데 또 보험금이 문제였습니다. 아버지에 대한 사망 보험금도 사고가 나기 얼마 전, 수익자가 딸인 A씨로 변경됐습니다. 보험금은 1억 원이 넘었습니다. 지급되진 않았지만 그냥 시간이 흘렀다면 그녀의 몫이 될 뻔했습니다.

경찰은 A씨를 용의선상에 올려놓고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한번 경찰에 나왔지만 머리가 아프다며 그냥 가버렸다고 합니다. 그 뒤로 경찰은 계속 그녀에게 출석을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이제는 연락조차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경찰은 출석불응을 이유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잠적한 그녀를 쫓고 있습니다.

A씨의 집에 직접 찾아갔습니다. 힘겹게 찾아간 그곳에 그녀는 없었습니다. 두달 전 이사를 갔다는 이야기만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근처로 이사를 갔다는 말도 있었고, 아버지가 돌아가신 집에서 더 이상 살 수 없어서 떠난 것 같다는 말을 듣기도 했지만 더 이상 흔적을 찾기는 어려웠습니다.

여러 가지 정황상 그녀가 유력한 용의자로 보입니다. 딸이 돈을 노리고 범행을 저질렀다는 패륜범죄가 성립될 것 같은 상황. 하지만 직접 증거는 하나도 없었습니다. 그녀가 일부러 불을 냈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아버지를 떨어뜨려 숨지게 했다는 증거도 물론 없습니다. 앞서 언급했던 모든 의혹들은 그야말로 '정황 증거' 일 뿐입니다. 경찰도 굉장히 조심스럽게 사건에 접근했습니다.

경찰도 그녀의 '자백'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 보도를 할 때도 특정하지 않기 위해  A씨라 썼습니다. 과연 그녀는 두 사건의 피의자일까요? 아니면 그냥 억울한 누명을 쓴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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