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7일 SBS '놀라운 대회 스타킹'에 휠체어를 탄 엄마가 등장했다. 아이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 주기 위해 나왔다는 그녀는 가쁜 숨을 몰아쉬며 노래 한 곡을 겨우 마쳤고 이내 밝아진 그녀의 얼굴과는 반대로 출연진과 시청자는 눈물을 삼켜야 했다.
올해 마흔 한 살의 변혜정 씨. 근육이 서서히 힘을 잃어가는 중증근무력증과 뇌하수체선종, 중증천식 등 열 가지가 넘는 합병증으로 8년째 힘겨운 삶을 이어가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으려 애쓰는 그의 모습은 보는 이를 숙연하게 한다.
발병 전에는 카피라이터, 교사, 동기부여 강사 등으로 하루가 바쁜 씩씩한 아줌마였으나 2003년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병마가 한 순간에 모든 것을 쓸어가 버렸다.
조금만 참으면 내 집도 마련하고 아이들이 원하는 것도 마음껏 해주면서 가족들과 행복을 누릴 수 있을 것이란 생각에 힘든 줄 모르고 앞만 보고 내달리던 지난날. 분노와 좌절로 나락 속에 떨어진 그녀는 그러나 가족의 사랑 속에서 잊고 지냈던 '엄마'라는 단어를 떠올리면서 다시 씩씩해지기 시작했다.
나는 엄마다. 세상에 엄마처럼 따뜻하고 엄마처럼 강인한 이름이 또 있을까? 훗날 자신의 빈자리를 대신하기 위해 두 아들 재원이, 승원이를 위해 남긴 엄마의 일기는 애틋한 마음을 더해 한 권의 책이 되어 지난 달 세상의 빛을 봤다. (소원; 해주고 싶은 것들)
방 한쪽 벽에 버킷리스트를 빼곡히 적어놓고 하나씩 지워가며 남은 시간을 헤아리고 있는 그녀는 요즘 시나리오를 완성하기 위한 막바지 작업이 한창이다. 방송 후, 어느 날 변혜정 씨가 책을 보내왔다. 첫 장을 펼치자 예쁜 필기체로 써내려간 그녀의 정성이 한 눈에 들어온다.
김영창 부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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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장님 카메라에 더욱 맑고 행복할 세상이 담기기를 기도드립니다.
행복하세요~
한 몸의 고통도 감당하기 힘들 텐데 메모를 해놓았다가 통증이 완화된 틈을 타 글을 썼음이 분명하다.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며 꼭 그렇게 하겠노라고 약속드린다.
엄마의 바람처럼 엄마의 따뜻한 사랑이 재원이, 승원이는 물론 이 땅의 모든 아들과 딸에게 널리 전해지길 바란다.
[영상토크] 나는 엄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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