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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해킹 악몽에 '긴장'

"고객에 보안책임 전가"…비난여론도

금융권, 해킹 악몽에 '긴장'

금융권이 포털사이트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유독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은 고객의 신용정보 등을 포함하는 금융기관 홈페이지 특성상 해킹 시 포털사이트를 능가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금융권으로서는 현대캐피탈 해킹사건과 농협 전산사고가 발생한 지 몇 달이 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또다시 인터넷 보안과 관련된 사고가 발생한다면 거센 비난에 맞닥뜨릴 수 있다.

◇잇따르는 해킹 사건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기관들이 최근 일제히 비밀번호 변경 권고에 나선 계기는 네이트와 싸이월드 해킹사건 때문이다.

지난달 말 국내 3대 포털인 SK커뮤니케이션즈의 싸이월드와 네이트가 해킹을 당하면서 사상 최대규모인 3천500만건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사건 직후 40대 한 변호사가 SK컴즈를 상대로 정보유출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을 묻는 소송을 제기했고, 관련 소송이 잇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권으로서는 이번 사건이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불과 석 달 전인 지난 4월 초 현대캐피탈이 해킹을 당해 42만명의 개인정보와 1만3천여명의 신용정보가 유출되는 사고를 경험했기 때문이다.

또 같은 달 농협이 사상 최악의 전산장애로 일부 거래내역이 유실됐고 한동안 일부 금융서비스를 재개하지 못해 고객들이 큰 불편을 겪기도 했다.

많은 사람이 포털사이트에서 이용하는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금융기관 등 다른 사이트에서 그대로 사용하는 점을 고려하면 당장 2차 피해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금융권 '긴장'…"책임 전가" 비난도    

현재 대부분 금융기관은 홈페이지를 통해 비밀번호 변경 등 해킹에 대처하기 위한 방법을 공고한 상태다.

신한은행과 SC제일은행, 농협 등은 비밀번호를 바꿔달라는 팝업창을 띄었고, 하나은행, 기업은행, 외환은행, 한국씨티은행 등도 네이트·싸이월드 해킹 사고 직후인 7월 말~8월 초 사이 공지란에 비슷한 내용의 글을 게시했다.

카드사나 보험사들도 마찬가지 대응에 나섰다.

그러나 금융권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좀 더 강화된 보안대책을 내놓아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불만의 목소리도 높다.

금융기관들이 2차 피해나 추가 해킹사건을 막기 위한 구체적인 대응방안은 밝히지 않고 고객들에게 비밀번호를 바꾸라는 공지만 올리는 것은 너무 안이한 태도라는 것이다.

일부 네티즌은 "비밀번호를 바꾸면 해킹을 당하지 않을 자신이 있는 거냐"고 되물으면서 "이러다 한 달에 한 번씩 바꾸라고 할지도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금융권이) 비밀번호를 바꾸라고만 하고 보안에는 얼마나 투자하고 있는지 보고 싶다"면서 "잘못은 회사가 하고 책임은 고객에게 지라는 꼴"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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