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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점점 더 초라해지는 K리그

[취재파일] 점점 더 초라해지는 K리그

CMB 대전, T-BROAD 수원, NIB 남인천, CJ 헬로비전 부산, TBS.

듣기에도 생소한 이 단어들은 지역 케이블 방송사 이름들이다. 전국에서 모두 볼 수 있는 네트워크가 아니고 해당 지역에서만 방송하는 채널들이다. 그리고 이들의 공통점은 프로축구 K리그를 중계방송 한다는 것이다.

요즘 지상파에서는 프로축구를 보기가 거의 힘들다. 하물며 지상파 3사가 갖고 있는 스포츠채널들에서도 야구에 밀리고 프리미어리그 같은 해외 축구에 밀려 점점 사라지고 있다.

K리그는 일주일에 8경기를 하는데 위에서 거론한 지역 케이블들이 3-4경기를 중계하고 나머지 경기들은 현장에 가지 않으면 볼 수가 없다.

지난 일요일 K리그 1-2위 팀인 전북과 포항이 시즌 우승을 점칠 수 있는 아주 중요한 승부를 펼쳤다. '전북과 포항'은 '수원과 서울'의 라이벌전만큼이나 최근에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두 팀 모두 K리그를 대표하는 공격 축구를 펼치는 팀으로 최근 4차례 대결에서 20골이 나왔을 만큼 화끈했다. 더구나 올해는 리그 1-2위다.



일요일 경기에서도 이동국이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전북이 3대1로 이겨 승점 7점 차이 리그 선두를 질주한 명승부가 펼쳐졌다. 그런데 중계방송은 없었다. 지역 케이블조차도 편성하지 않았다.

스페인으로 보면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의 대결, 잉글랜드로 따지면 맨유와 첼시의 대결과 같은 이른바 '대박카드'를 프로축구연맹과 해당 구단은 그냥 그렇게 흘려보냈다.

"방송사들이 바빠서…. 그 지역(전주)에 전문 채널이 없어서…." 어떻게든지 전파에 실어보겠다는 노력도 없이 연맹은 그냥 무감각하다.

K리그 관계자들은 아파하지 않는다. 그들은 이제 자존심도 없는 듯하다. 1983년에 출범해 프로축구는 어느덧 30년을 앞두고 있다. 2002년 월드컵 열기를 타고 잠시 반짝했을 뿐, 계 속 내리막길이다. 잘해 보자는 의지조차도 보이지 않는다.

이처럼 미디어 노출이 떨어지는 틈을 타 올해는 '승부 조작' 이라는 거대한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다.

"쟤들 참 재미없어. 쟤 헛발질 뭐야. 혹시 승부 조작하는 거 아냐?" 프로축구를 보는 일반인들의 냉담한 시각이다.

더 이상 초라해 지기 전에, 한국을 대표하는 프로 스포츠의 하나로 거듭나기 위해, K리그는 생존을 걸고 달라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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