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반군이 20일(현지시각) 수도 트리폴리에 진격, 무아마르 카다피의 친위대를 상대로 물러설 수 없는 '최후의 일전'을 시작했다.
반군이 트리폴리에 진격한 것은 리비아 사태가 촉발된 지 반년만에 처음이다.
42년간 리비아 민중을 억눌러온 카다피 체제를 전복시키려는 혈투가 리비아의 심장부 트리폴리로까지 확산된 것이다.
현재로서는 반군의 기세가 매섭다.
반군은 트리폴리 진격에 앞서 최근 주변 도시에서 잇따라 승리하며 카다피 진영을 강하게 압박했다.
반군은 이달 중순 트리폴리에서 서쪽으로 50km 떨어진 자위야를 장악, 카다피군의 핵심 보급로를 차단한데 이어 사브라타와 즐리탄 등 전략적 요충지를 잇따라 수중에 넣었다.
전투 경험이 부족한 시민들이 주축을 이뤄 오합지졸이라 불리던 반군이 이제는 `승리하는 법'에 익숙해지고 있는 분위기다.
반군이 장악한 도시에서는 이미 반군의 최종 승리를 확신하는 축제의 분위기가 넘실거리고 있다.
자위야 중앙광장에서는 시민들이 자동차 경적을 울리고 "알라후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 "자위야는 해방됐다"라고 외치며 반군을 반기고 있다.
트리폴리의 하늘에서는 북대서양조약기구 나토군 소속 전투기들이 반군을 지원하고 있다.
나토군은 20일 트리폴리 외곽에서 대규모 공습을 단행하면서 반군의 트리폴리 진격을 도왔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반군은 이슬람 창시자 무함마드(영어명 마호메트)의 군대가 서기 624년 이슬람 성지 메카에서 `바드르 전투'를 개시한 날을 트리폴리 진격 D-데이로 삼았다.
무함마드 군대가 수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바드르 전투에서 승리함으로써 이슬람교도의 정치적 지위를 높인 것처럼 반군도 이참에 카다피군을 반드시 몰아내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표명한 것이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도 카다피 체제의 종말이 머지 않았음을 예견하고 있다.
제프리 펠트먼 미 국무부 중동담당 차관보는 20일 반군의 거점 도시인 벵가지에서 "카다피의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카다피가 즉각 권좌에서 물러나는 것이며 이는 리비아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최선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카다피 진영 또한 결사항전의 뜻을 굽히지 않고 있어 트리폴리 전투가 장기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카다피는 20일 밤 국영TV에서 육성 메시지를 통해 반군을 `리비아를 분열시키는 해충'이라고 규정하고 반군이 이 도시에서 저 도시로 쫓기고 있는 신세라고 주장했다.
그는 "리비아인들은 평화로운 라마단(이슬람권 금식 성월)을 즐기고 싶어하는데 그들은 난민을 양산하고 있다"며 "도대체 그들은 누구냐"고 반문했다.
무사 이브라힘 리비아 정부 대변인도 반군의 트리폴리 공격을 30분만에 제압했다며 현재는 평온한 상태라고 강조했다.
카다피가 국제사회와 반군의 군사적 압박에 아랑곳하지 않고 최후의 순간까지 굴복하지 않는다면 트리폴리 전투 결과가 어떻게 귀결될지는 예단하기 어렵다.
앞서 튀니지와 이집트에서 시민혁명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결정적 배경 중 하나는 군부가 시위대에 대한 발포를 자제하며 중립적 입장을 견지했기 때문이다.
군이 자기 맘대로 움직이지 않는 심리적 압박 속에서 두 국가의 정상은 결국 퇴진의 길을 택할 수 밖에 없었지만 카다피는 사정이 다르다.
리비아의 최정예 부대인 민병대 제32여단, 속칭 '카미스 여단'은 카다피의 여섯째 아들 카미스가 이끄는 부대로 카다피 체제의 마지막 보루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
지난 10일 카미스의 사망설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그의 생사 여부에 상관없이, 카다피의 핵심 측근들이 곳곳에 포진한 친위대는 카다피와 운명을 함께 하겠다는 결의로 전장에 나서고 있다.
아울러 일부 카다피 지지자들이 서방 주도의 연합군 공습이 시작된 이후 `인간방패'를 자처하며 군사시설과 카다피 관저 보호에 나서고 있는 상황도 반군의 진군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나토군은 카다피군이 민간인을 인간방패로 동원하고 인구 밀집지역에 장갑차를 숨기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며 공습작전의 어려움을 토로해 왔다.
또 다시 대규모 인명피해가 우려되는 상황 속에서 반군과 카다피군 간 마지막 일전의 향배에 귀추가 주목된다.
(두바이=연합뉴스)
"주사위는 던져졌다" 리비아전 승부 향배는
반군, 트리폴리 사방 포위하며 기세 올려<br>카다피, 결사항전 의지 내비쳐..사태 장기화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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