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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러 양국 속내는…밀착도 높일 필요성 공감

북한, 지원·경협확대 기대·'중국 쏠림' 완화<br>러, 한반도 영향력 확대·극동지역 경제발전 발판

북-러 양국 속내는…밀착도 높일 필요성 공감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전격적인 러시아 방문을 둘러싼 북러 양국의 속내는 무엇일까.

김 위원장의 방러는 지난 2002년 8월 이후 9년 만이다.

지난 5월 중국을 방문한 지 3개월여 만에 이뤄진 전격적인 행보다.

북러 양국은 치열한 동북아 정세 속에서 밀착도를 높일 필요성에 공감한 것으로 보인다.

북측은 핵실험과 연평도ㆍ천안함 사건으로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와 남측으로부터의 제재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12년 강성대국'의 대문을 열고 김정은으로의 후계세습 안착을 위해 갈 길이 바쁜 상황에서 주변은 가시밭길이다.

의지할 데는 사실상 중국과 러시아뿐이다.

김 위원장이 지난해에 이어 지난 5월 중국을 방문했지만 원하는 만큼의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북한은 자존심을 버려가며 국제사회에 지원을 요청할 정도로 식량난을 겪고 있다.

과거보다 악화하지 않았다는 평가도 있지만, 만성적인 식량난으로 어려움을 겪는 것은 사실이다.

에너지 부족 문제도 마찬가지다.

이 때문에 북측은 러시아로부터의 식량ㆍ원유 등의 대규모 지원을 염두에 뒀을 것으로 관측된다.

북러 간 경제협력 강화도 빼놓을 수 없는 대목이다.

이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북측에 가스, 에너지, 철도건설 분야에서의 협력을 강조한 바 있다.

그는 김 위원장에게 보낸 광복절 축전에서 "가스화와 에너지, 철도건설 분야에서 러시아, 조선민주주주의인민공화국, 대한민국 사이의 3자 계획을 비롯해 호상 관심사로 되는 모든 방향에서 조선과의 협력을 확대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극동지역 개발을 경제발전의 디딤돌로 삼겠다는 포석이다.

극동지역에서의 북러 경협이 강화되면 한반도의 안정에도 기여할 가능성이 있다.

북한으로서는 값싼 가스를 활용하고 수수료를 챙길 수 있다.

정부 당국자에 따르면 남ㆍ북ㆍ러를 잇는 가스관을 설치하면 북측도 한해 가스 통관료로 1억 달러 정도를 벌어들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ㆍ북ㆍ러의 협조로 시베리아횡단철도(TSR)와 한반도종단철도(TKR)가 연결되면 한반도는 동북아의 훌륭한 물류기지 역할을 할 수 있다.

북한은 또 벌목공이나 건설노동자의 극동지역 진출 확대, 대(對) 러시아 채무 완화, 러시아로부터의 전력 지원 등도 염두에 두고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김 위원장의 예상 동선 가운데 극동지역 최대 수력발전소인 '부레이 발전소'가 주목되는 이유도 전력지원 문제와 관련돼 있다.

북한은 중국과 공동개발에 나선 나선특구에 대한 러시아 측의 투자를 요청할 수도 있다.

중국과 러시아가 나선특구 개발과 투자에 함께 나서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나진항에 대한 러시아의 투자도 양국 간 공동 관심사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북러 관계강화는 중국에 대한 견제 차원에서도 주목된다.

최근 들어 중국 쪽으로의 지나친 쏠림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 상황이다.

중국이 6자회담 의장국을 맡은 외교ㆍ안보 측면 뿐 아니라 경제 의존도 측면에서도 마찬가지다.

이에 따라 북한은 러시아와의 협력강화를 통해 쏠림현상을 완화할 필요성을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를 지렛대로 중국을 제어ㆍ견제하겠다는 것이다.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장용석 선임연구원은 "중국에 대한 북한의 지나친 의존은 북한에 독배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정은으로의 후계세습과 6자회담 재개를 위한 러시아 측의 적극적인 지지도 김 위원장의 방러 배경이 됐을 것으로 관측된다.

러시아는 북한에 대한 지렛대 역할을 강화함으로써 한반도에 미치는 영향력 확대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6자회담 의장국으로서 영향력이 커진 데 비해 러시아는 상대적으로 소외돼 있었다.

북한에 대한 영향력 확대를 통해 중국을 견제하고 미국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키우겠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과 중국, 러시아가 서로 협력과 동시에 견제하는 '삼각 게임'이 펼쳐지고 있는 셈이다.

그 중앙에는 북한이 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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