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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갓난 아기 4명 버린 여성 취재해보니...

[취재파일] 갓난 아기 4명 버린 여성 취재해보니...

송성준 기자 sjsong@sbs.co.kr

작성 2011.08.20 14:09 수정 2011.08.20 15:21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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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남해군에서 한 30대 주부가 2006년부터 5년 여 동안 자신이 낳은 갓난 아기 4명을 버리는 다소 엽기적인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진 걸까요.

이 주부는 이미 2남 1녀의 자녀를 기르고 있는 상태에서 원치 않는 임신을 했습니다. 가장 최근의 아기는 지난 7월 24일 일요일 오후 2시 반쯤 경남 남해군에 있는 한 사회복지관 여자 화장실에서 출산을 했습니다. 인근 마트에서 탯줄을 자르는 가위와 간단한 출산용품을 구입해 곧바로 복지관으로 와서 출산을 했습니다. 일요일이라 사람들이 없는 틈을 이용했습니다.

이 주부는 곧장 갓난아기를 마트의 비닐 봉지에 넣고 준비해 간 옷으로 감싼 뒤 2백여 미터 떨어진 마을 골목길 한 귀퉁이에 버리고 잠적했습니다.

아기가 들어 있는 비닐 봉지가 유일한 단서였는데요, 경찰은 마트 이름이 찍혀 있는 것에 착안해 CCTV를 이용해 비슷한 시간대에 임신을 한 여성을 발견하고 신원을 확인해  지난달 29일 입건했습니다.

경찰은 그 뒤 그동안 남해군에서 발생한 영아 유기 사건의 연관성을 조사하기 위해 이 주부와 남편의 구강 세포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유전자 대조를 했습니다. 그 결과 2006년 8월과 2008년 8월, 2010년 5월에 유기된 남자 아기의 유전자와 정확히 일치한다는 감식 결과를 받았습니다. 모두 자신의 자식 4명을 버린 사실이 이렇게 드러난 겁니다.

동기는 어려운 가정 형편이었습니다. 남편은 택배기사로 한 달 수입이 150만 원 정도에 불과해 이미 2남1녀의 자녀를 키우기에도 빠듯했습니다. 게다가 남편에게 임신한 사실을 숨겨 온 상태로 남편이 이 사실을 알면 화를 낼 것을 두려워했다고 합니다.

원래 다소 살이 찐 체형이어서 임신 사실이 쉽게 드러나지 않았다고 합니다. 남편은 남편대로 저녁 늦게 들어 오고 아침 일찍 출근해 집안 일을 신경 쓸 여건이 되지 못했다고 합니다. 약간 의심이 들긴 했지만 병원에 한 번 가보라고 말만 했을 뿐 확인하지는 않았다는 겁니다.

처음에는 이 주부의 정신 상태가 비정상적이지 않은지 의심이 들었는데요, 경찰에 따르면 이 주부는 고교를 졸업해고 정신도 정상이라고 합니다. 한 때 비정규직으로 월 백만 원 안팎의 월급을 받으며 가계에 보탬을 주기도 했는데 최근 일거리가 없어서 집에서 전업주부로 있는 상태라고 합니다.

전에 버려졌던 3명의 남자 아기들은 다른 가정에 입양돼 건강하게 잘 크고 있다고 합니다. 이번에 발견된 아기는 엄마 품으로 돌아 갔습니다.

경찰은 사안의 중대성에 비춰 구속감이지만 이미 입양된 아이들은 건강하게 잘 크고 있고 이 주부가 키우고 있는 아이 3명과 갓난 아기의 양육을 고려해 불구속 입건하기로 했습니다.

이 사건을 취재하면서 출산에 따른 육아 문제에 대해 다시 한번 경각심을 가져야 할 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특히 저소득층의 경우 육아 문제는 심각할 수 밖에 없고 그만큼 임신 중절이나 유기 등의 극단적 방법을 사용할 개연성이 크다고 봐야겠지요. 

우리 사회는 이미 심각한 저출산 문제에 직면해 있는데 말로만 출산을 권장할 것이 아니라 국가적 차원에서 지원 시스템을 점검 개선해야 할 때라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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