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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경찰장'에 경찰 내부 시끌

[취재파일] '경찰장'에 경찰 내부 시끌
요즘 경찰 내부에서는 '경찰장'이라는 게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습니다. 계급장은 계급을 표시해주는 것인데, 경찰장은 무엇일까요. 말 그대로 경찰임을 표시해 주는 겁니다.

경찰장에는 경찰을 상징하는 참수리 표식이 그려져 있는데 이것을 계급장 대신 쓰는 방안이 추진 중입니다. 지나치게 계급과 지위를 중시하는 조직 문화도 바꾸고, 계급 때문에 위축되지 않고 치안 유지 활동을 할 수 있게 한다는 게 경찰청의 의도입니다.

그리고 계급장을 없애면서 호칭도 바꾸는데요, 김 순경이나 김 경사나 모두 김 경관이나 김 수사관으로 불리게 됩니다. 계급에 상관없이 호칭이 통일되고 이는 하위직 경찰관의 자긍심을 키워줄 것이라는 게 경찰청의 생각입니다. 미국 뉴욕과 워싱턴 경찰 또 캐나다 연방 경찰도 같은 이유로 근무 시 계급장을 부착하지 않는다고 경찰청은 설명했습니다.

경찰청은 지난 1월 한 달 동안 서울 중랑서와 경기 김포서, 충북 영동서 등 경찰서 세 곳에서 시범운영을 했고, 그 결과 경찰관과 주민 모두 경찰장 부착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3월부터 5월까지 광주청과 충북청에서 시범운영했습니다.

그러던 지난 8일 경찰청은 강원청, 대전청, 울산청, 제주청 등 4개 지방 경찰청 소속 경찰들에게도 이 '참수리 경찰장'을 확대 실시한다면서 9월 말까지 전국에 확대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러자 경찰 내부의 반발 여론이 마구 끓어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언뜻 좋아 보이는 이 경찰장에 대해 왜 논란이 있을까요?

바로 경위 이하 즉 순경, 경장, 경사, 경위급의 경찰관에게만 적용하기 때문이었습니다.

반발을 하고 있는 측의 말을 들어보니 경찰장은 '또다른 차별의 시작'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즉 경위보다 윗 계급 즉 경감부터는 뭔가 다르고 그 아래는 모두 같다는 차별이라는 거죠. 일부 경위급 경찰들은 경위는 달기가 쉽다는 거냐는 식으로 반발하기도 하고 경감 승진에 실패한 일부 경위들은 경찰장을 달고 있다는 것 자체가 부끄러울 것이라고도 말하고 있습니다.

간부 대 비간부 구조로 싸우던 경찰 내부 문화가 이젠 계급장에 경찰장으로 바뀌는 것이냐는 우려도 제기됐습니다. 경위 이하로 정한 이유가 뭐냐는 것에 질문에 경찰청은 현장 경찰관의 계급을 적용한 것이라고 답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팀장급인 경감조차 공식적으로 현장에서 빠져 관리자로 뒷짐을 지겠다는 것이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경찰청에서는 역기능 보다 순기능이 많다며 강행 의지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장단점이야 있을 수 있겠지만 경찰청의 과거 행적을 살펴보면 지금의 주장이 조금은 이상해보입니다. 경찰청은 지난 2천 년대 초반 이와 비슷한 작업을 시행했습니다. 경찰 계급의 명칭을 통일하고 경찰 계급장을 통일하는 방안이었습니다. 경사 이하 계급을 모두 경사로 바꾼다는 것이었습니다. 순경을 3급 경사, 경장을 2급 경사, 경사는 1급 경사로 바꾸고 모두 경사로만 부른다는 것이었죠.

또 계급장도 경사 이하의 계급장이 봉오리로 되어 있으니 경위 이상과 같이 무궁화로 통일하자는 방안이었습니다. 그런데 당시 추진 배경을 찬찬히 읽어보면 조금 이상합니다. 현행 계급장은 디자인의 상이로 인해 상하 간 계급의식·차별의식을 조장하고, 시민들도 계급에 대한 편견을 가진 채 경찰관을 상대하여 하위계급 경찰관들의 법 집행에 많은 애로가 있음.”

디자인이 달라서 상하 간 계급의식과 차별의식이 생기고 시민들도 편견을 갖고 상대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그렇다면 현재 추진하고 있는 '경찰장'은 어떻게 되는 걸까요? 경감 이상과 경위 이하의 디자인과 완전히 바뀌는 거지요. 당시 경찰청의 논리에 따르면 경사뿐 아니라 경위까지 포함해 더 많은 인원이 차별을 받게 되는 겁니다.

사실 대부분의 국민 입장에서야 잘 와 닿지 않는 소모적인 분쟁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실제로 경찰 내부에서도 소모적인 논쟁은 그만 두어야 한다는 의견도 많습니다. 하지만 사기가 일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해보면, 같은 논리에서 경찰의 사기가 치안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해 볼 때 결코 사소한 문제라고는 말할 수 없을 겁니다.

100% 만족하고 100% 찬성하는 방안은 있을 수 없겠지요. 하지만 적어도 반대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어느 정도 이해는 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요? 또 계급 문화를 고치고 하위 계급 경찰관의 자긍심을 고취하려는 방안이 10년 넘게 계급장 수정에 머무른다는 사실도 이해하기 힘듭니다. 물론 경찰장에 반대하는 경찰들도 그저 반대만 외쳐도 안 되겠지요. 계급 문화가 문제라면, 하위 계급 경찰관들의 자긍심 고취가 숙제라면 그 해결 방법을 함께 찾아봐야 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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