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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연금복권 괴담과 진실

[취재파일] 연금복권 괴담과 진실

지난 7월 1일부터 공식적으로 판매를 시작한 '연금복권 520'의 인기가 높긴 높은가 봅니다. 일부 복권판매점에서는 없어서 못 판다고까지 하던데 이렇게 인기가 높다보니 인터넷 상에서 '음모론'이 돌기 시작했고 한 경제지는 그걸 기사화까지 했습니다.

괴담의 주요 내용은 이렇습니다.

"연금복권 당첨자에게 매달 500만 원씩 주는데 당첨금이 12억 원이라면 그 돈을 은행에 넣어두고 4% 이자만 받아도 1년에 5천만 원이다. 정부가 당첨금 원금은 가져가면서 이자만 주는 것 아니냐"

"당첨금에 물가상승률을 반영하지 않기 때문에 20년 뒤면 푼 돈 아니냐"

괴담이 계속 퍼지자 급기야 기획재정부에서 '연금복권 바로 알기'라는 보도자료까지 배포했습니다. 핵심 내용은 한 마디로 "사행심을 바라고 사는 복권이지 퇴직연금이 아니다"는 겁니다. 

괴담에 대한 설명을 보면 우선 당첨금이 12억 원이란 것은 오해라고 밝혔습니다. 복권 어디에도 당첨금이 12억 원이란 말은 없고 매달 500만 원을 20년 지급한다고 가정했을 때 사람들이 그냥 단순 합계를 해서 이야기하는 액수라는 설명입니다.

다시 말해 연금복권 당첨자는 매달 500만 원씩 20년 동안 받을 수 있는 권리에 당첨된 것이지 그 돈을 일시에 어딘가에 지급해서 이자를 주는 형태가 아니라는 겁니다. 재정부는 당첨자들의 연금 지급을 위해 판매액 가운데 8억 원 정도를 당첨금 지급을 위한 준비금으로 확보해 두고 국고채 수익률을 기준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실을 그대로 지적한 물가상승률에 대해선 설명 방식이 좀 달랐습니다. 복권이기 때문에 당연히 물가상승률을 반영해서 지급하지 않고 그렇게 지급하는 다른 나라들도 거의 없다고 했습니다.

연금복권 인기가 오히려 너무 많아서 걱정이고 그래서 발행 규모를 확대할 계획도 당분간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단점이 있으니 알아서 선택하라는 뜻입니다. 연금복권 팔아서 정부 재원 마련하려고 한다는 것에 대해선 로또복권을 활성화하면 재원 마련은 더 할 수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지금까지 연금복권은 매회 63억 원 정도 판매를 했습니다. 이 가운데 당첨금으로 60%가 지급됐고, 발행과 유통비용으로 20%가 지급돼 실제 복권기금수입은 20% 정도인데 매주 500억 원 규모로 판매되고 있는 로또복권보다는 확실히 작은 규모입니다.

그런데 이런 괴담이 나오는데 일정 부분 정부와 복권위원회 책임도 있습니다. 사실 정부에서는 처음에 복권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로또복권' 에 밀려 연금복권이 빚을 보지 못 할까 봐 홍보에 상당히 열을 올리면서 마치 당첨금을 '국민연금' 처럼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선전했습니다.

직접적으로는 아니더라도 '연금'에만 무게를 뒀다는 뜻입니다. 사행심을 줄이고 노후에 도움 될 수 있다는 측면을 적극 부각했고 물가상승률이 반영되지 않는다거나 하는 단점은 별로 알리지 않았습니다. 일종의 빌미를 제공했다고 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금복권의 확실한 장점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세금입니다. 로또복권에 당첨돼 한꺼번에 당첨금을 받을 때 부과되는 세율보다 10% 정도 낮습니다. 상대적으로 낮은 세율과 안정적으로 매월 지급된다는 점, 여기에 만족한다면 연금복권은 그리 나쁘지 않은 '사행상품'일 수 있습니다. 단 당첨확률이 315만 분의 1이라는 점만 기억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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