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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한 사람의 단식에 인도가 들썩

[취재파일] 한 사람의 단식에 인도가 들썩

한 남성의 단식이 인도 전역을 들썩이게 하고 있습니다. 바로 위 사진 속 인물입니다. 이 남성은 올해 74살 된 '안나 하자레(Anna Hazare)' 입니다. 안나 하자레는 인도의 유명한 '반부패 사회운동가'입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원로 시민운동가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자레는 현지 시간으로 어제 '반부패 법안' 통과를 촉구하며 목숨을 건 단식 투쟁에 돌입하려다가 경찰에 전격 체포돼 교도소에 구금됐습니다. 하자레가 체포된 뒤, 인도 전역에서 하자레를 지지하는 시민과 학생들이 들고 일어나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습니다.

하자레가 체포된 뒤 하룻만인 오늘 인도 정부는 석방 결정을 내렸습니다. 전국적 시위로 엄청난 후폭풍이 예상됐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하자레는 정부의 석방을 거부했습니다. 감옥을 떠나기를 거부한 채 단식에 돌입한 것입니다.

하자레 지지자들은 하자레의 단식 돌입 소식을 전해듣고 전국적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밤에는 촛불집회도 갖고 있습니다. 인도 정부는 70대인 하자레의 단식 과정에서 만일의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보고 바짝 긴장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하자레가 촉구한 '반부패 법안'은 무엇일까요? 쉽게 말해 인도의 부패한 정치인과 고위 공직자들을 수사하도록 만드는 법안입니다. 인도 현지어로 '로크팔'이라고 하는데, 영어로 번역하면 '옴부즈맨' 법안이라고 외신들은 전하고 있습니다.

반부패 법안은 당초 인도 정부가 마련한 것도 아닙니다. 지난 4월 하자레가 목숨을 건 단식투쟁으로 만들어진 건데, 인도 정부가 꼼수를 써서 알맹이가 빠진 법안을 통과시키려하자, 하자레가 이에 항의해서 2차 단식 투쟁에 나선 것입니다. 다시말해 하자레의 단식 투쟁은 이번이 두 번째가 되는 셈입니다.

인도에서 반부패 운동이 촉발된 것은 지난 4월이라고 합니다. 당시 인도 정부가 통신사업과 관련해 특정 업체들에 막대한 혜택을 줬고, 이 과정에서 엄청난 액수의 뇌물이 정치인들과 고위 공직자들에게 건네진 것으로 드러난 것입니다. 이에 하자레는 4월 5일 반부패법안 도입을 촉구하며 목숨을 건 단식투쟁에 들어갔습니다. 단식투쟁은 98시간 동안이나 이어졌고, 인도 정부가 반부패 법안을 만들어 의회에 넘기기로 하면서, 하자레의 단식 투쟁은 승리로 끝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지난 4월 단식 투쟁을 벌였을 당시의 하자레의 모습>

그러나 이후 인도 정부 측은 법안 처리에 계속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왔고, 부패 사건과 관련해 총리와 사법부 고위 관리들을 수사 대상에서 제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런 사실이 전해지면서 하자레와 반부패 운동가들의 분노를 촉발시켰고, 하자레가 2차 단식투쟁에 들어간 것입니다.

인도의 야당들이 가세하면서 정부를 압박하는 시위는 확산되는 양상입니다. 만모한 싱 총리는 하자레가 단식을 자제하고 의회에서 뜻을 관철시킬 수 있도록 노력해줄 것을 당부했지만, 하자레는 단식 투쟁 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습니다.



마하트마 간디를 신봉한다는 하자레는 지난 4월의 단식 투쟁으로 전국적인 사회운동가로 떠올랐고, 현지 영자신문이 선정한 2011년 인도의 50대 유력인사 명단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하자레의 2차 단식투쟁이 어떻게 전개돼 나갈지는 더 두고 봐야겠습니다만, 도대체 인도 정치권과 공직 사회의 부패가 얼마나 심하길래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인지 한번쯤 생각해봐야할 대목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이 글을 쓰면서 우리나라에서도 논란이 됐던 '고위공직자 비리수사처'가 생각납니다. 검찰이 격렬하게 반대하고, 수사 대상에 국회의원을 포함시키느니 마느니 논란이 되면서 정치권에서 유야무야된 일입니다. 그때 우리나라에서도 누군가 단식투쟁에라도 나섰다면 사정이 달라졌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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