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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북 방사포에 망가지는 서북도서 요새

<8뉴스>

<앵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우리 군이 연평도 사태 이후에 서북도서 요새화 작업을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데, 이게 완공돼도 북한의 포 공격에 취약할 거라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2차대전 때 기준을 적용했기 때문에 그렇다는 분석입니다. 국방부 의뢰로 작성된 서북도서 방호진지 성능 보고서를 SBS가 단독으로 입수했습니다.

김태훈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해 11월 북한군 방사포에 맞은 해병대 K9 자주포 진지입니다.

방호벽은 패이고, 부서지고, 만신창이가 됐습니다.

그 뒤 우리 군은 연평도와 백령도 등 서북도서 요새화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K9 자주포와 전차 진지, 헬기 격납고 등 모든 방호진지를 파형강판으로 새로 짓는 겁니다.

파형강판은 주름진 강판으로 충격 흡수력이 크고 파편이 튀지 않아 현대식 방호 진지 구축에 필수소재입니다.

그러나 국방부의 의뢰를 받아 토목학회가 작성한 성능검증 보고서는 이 방호진지가 북한의 방사포 공격에 취약하다는 평가를 내렸습니다.

사용된 파형강판의 두께가 얇기 때문입니다.

현재 진지 구축 작업에는 5mm 강판이 사용됐는데 북한의 122mm 방사포를 맞으면 심하게 훼손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한토목학회 관계자 : 꽝 터지면 (진지가) 찌그러지는 거죠. 처짐의 크기가 심하게 휘어서 영구변형으로 나타나는 거죠.]

토목학회는 북한의 포 공격에 견디려면 두께가 7mm는 돼야 한다고 권고했습니다.

그러나 군은 5mm 강판으로도 충분하다며 이 권고를 무시했습니다.

그 근거로 진지 10m 안팎에서 500~1000파운드의 폭탄이 터졌을 때 안전하면 된다는 내부 기준을 내세웠습니다.

그러나 이 기준은 2차대전 때 미군이 적용했던 기준입니다.

정밀타격이 아닌 포탄을 목표물 근처에 떨어뜨리는 게 고작이었던 50~60년 전 기준을 토대로 현대전을 준비하고 있는 셈입니다.

[안규백/민주당 의원(국회 국방위원회) : 현대전에서는 GPS와 추진체를 탑재한 포탄이 목표물을 한치의 오차도없이 정확히 타격합니다. 지난 연평도 포격사건 때도 그러하였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그런 공격에 철저히 대비해야 합니다.]

실제로 미군은 진지방호 기준을 계속 바꿔왔고, 지금은 대부분의 진지구축에 7mm 이상의 파형강판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번 서북도서 방호진지 구축에 책정된 공사비는 모두 500억원으로, 이 돈이면 7mm 이상의 고강도 강판 진지 공사가 가능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영상편집 : 김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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