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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할머니 "일본 사과 받기 전엔 못 죽어"

<8뉴스>

<앵커>

해외에서 살고 있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광복절을 맞아 고향을 찾았습니다. 한 할머니는 8월15일 오늘(15일)을 잊어버린 진짜 생신 대신으로 선택했습니다.

안서현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일본 정부의 사죄를 요구하며 10년 동안 법정 투쟁을 벌여온 위안부 할머니 이야기를 다룬 영화 '나의 마음은 지지 않았다'. 

[송신도 할머니와 함께 싸우자!]

주인공 송신도 할머니가 13년만에 고국을 찾았습니다.

89살이란 나이가 믿기지 않을 만큼 건강한 모습이지만, 일본 미야기현에 살았던 할머니는 지난 3월 지진이 발생했을 때 죽을 고비를 넘겼습니다. 

[송신도(89)/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 쓰나미! 쓰나미가 와서 집이 다 떠내려가고 아무
것도 없어.]

21살 때 일본군에 끌려갔다가 태국에 정착하게 된 노수복 할머니도 20년 만에 고국 땅을 밟았습니다.

모진 세월에 생일도,우리 말도 잊어버렸지만 고향 주소만은 또렷이 기억합니다.

[노수복(90)/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 안동군 풍천면 광덕동 안심리!]

잊어버린 생일은 나라를 되찾은 8월15일, 광복절로 대신했습니다.

27년 만에 만난 동생은 뇌출혈로 오른손과 다리를 쓰지 못해 할머니 가슴을 아프게 합니다.

[노국현(78)/노수복 할머니 남동생 : (손이 왜 이렇게 됐어?) 이쪽은 전혀 못 써.]

할머니는 한쪽 폐를 제거하는 수술을 받은 지난해부터 정부에서 주는 지원금을 아껴 지진 피해를 입은 재일조선인학교을 돕기 위한 후원금을 마련했습니다.

[나는 한국 사람인데 한국 말을 못하는 게 가슴이 아픕니다.]

말도 통하지 않고 지내온 터전도 다르지만 두 할머니 모두 하고 싶은 이야기는 같습니다.

[(일본 정부의 사죄를 요구하는) 재판은 졌어도 제 마음은 지지 않았습니다.]

두 할머니는 일본으로부터 제대로 된 사과와 보상을 받기 전까진, 죽을 수도 없고 죽지도 못한다고 말했습니다.

(영상취재 : 설치환, 영상편집 : 김선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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