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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간 일자리 전쟁'…대학생에 밀린 중년들

<8뉴스>

<앵커>

방학을 맞아 등록금을 벌려고 아르바이트 하는 대학생들이 일용직 노동현장으로도 몰려들고 있습니다. 이러다 보니 건설 현장에선 나이든 노동자들이 대학생들에 밀려 찬밥신세가 되고 있다는데요, 아버지세대와 아들세대 사이에 벌어지는 절박한 일자리 다툼.

정경윤 기자가 현장에서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기자>

이른 새벽, 일용직 일자리를 찾는 사람들의 하루는 직업소개소에서 시작됩니다.

53살 손성빈 씨는 예전 같으면 한두 시간 안에 받았을 일감을 세 시간만에 겨우 얻었습니다.

[00철강 회사로 가요 오늘은. 8시까지 가고…]

일용직 아르바이트를 나온 젊은 대학생들에게 자꾸 밀렸기 때문입니다.

손 씨가 맡은 일은 규격에 맞춰 철근을 정리하는 일.

그나마 일감을 얻은 게 다행입니다.

[손성빈/일용직 근로자 : 기계 만지는 일 같은 경우 힘으로는 저도 충분히 할 수 있겠다 하는 것도, 회사 같은 경우는  젊은 애들이 습득력이 빠르니까 젊은 사람들을 많이 찾더라고요.]

방학이 시작된 이후 건설 현장에서는 아르바이트로 나온 대학생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김한상/대학생 : 등록금도 있고 용돈도 요즘 잘 안벌려서 제가 직접 벌려고…돈 벌기 되게 힘든 것 같아요.]

일감을 주는 사람들도 힘 좋고, 나이도 어린 대학생들을 선호합니다.

[김덕만/직업소개소 사장 : 안타깝게요, 나이 든 사람은 아무래도 나랑 같이 앞으로 생활 같이 해야 되는데, 이 사람들을 우선적으로 내가 보내줘야 되는데 그게 맞는데, 구인자들이 젊은 사람들 보내달라니까.]

중년층의 일용직 근로자들은 대학생에게 밀려 날 때 마다 속이 타 들어갑니다.

[안중길/일용직 근로자 : 한 달에 보름 정도밖에 일 안해요. 아무래도 나이가 있으니까 체력적으로 당하지는 못하지. 젊은 사람들이랑 똑같이 하려면 안되지.]

지난 해 방학을 맞아 건물 공사나 이삿짐 나르기와 같은 단기 아르바이트에 지원한 대학생들은 학기 중에 비해 1.9배 많았고, 올해는 등록금 부담이 커지면서 2.3배로 더 늘었습니다.

[이승윤/아르바이트 정보제공 업체 : 방학때는 하려고 하는 학생도 많고, 일자리 자체가 한 정적이기 때문에 단기간에 돈을 많을 벌 수 있는, 몸은 힘들지만, 그런 아르바이트로 몰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등록금을 마련해야 하는 대학생과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중년의 일용직 근로자.

저마다 절실한 사정을 가진 사람들끼리 세대간 일자리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조창현, 영상편집 : 이재성, VJ : 김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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